정비구역 지정권 구청 이양에 서울시 반발…“사업 더 늦어질 수도”
“구역 면적 줄이는 현장 나올수도…인프라 구축 차질”
“서울시 업무 이미 한정적…사업 병목 원인 아니야”
김동구 서울시 건축기획관이 24일 서울시청에서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 정비구역 지정 권한 이양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구청장에게 이양하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가 우려를 드러냈다. 자치구 내 전문 인력이 없어 사업이 지연될 수 있고 자치구별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동구 서울시 건축기획관은 24일 브리핑에서 “자치구에서 도시계획위원회나 통합심의를 경험해본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서울 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해 기초자치단체장이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 기획관은 “서울은 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도시관리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 중이고 자치구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 받는다”며 “서울시 권한이 자치구로 이양되면 서울시 전체 기준이 흔들릴 수 있고 자치구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서 난개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권한 이양에 따라 500가구 미만으로 구역 면적을 줄이는 사업장이 나올 수 있다”며 “사업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편의시설을 확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사업 병목 원인이 아니라는 반박도 내놨다.
현재 서울에서 추진되는 500가구 미만 정비사업 193곳 가운데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 있는 곳은 31곳으로 약 16%에 그친다. 나머지는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인가 등 이미 자치구가 담당하는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김 기획관은 “정비사업 전체 9개 인허가 권한 가운데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등 7개 권한은 이미 자치구가 갖고 있다”며 “서울시가 행사하는 권한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두 가지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3년간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의 평균 처리기간은 84일이며 가결률은 약 90%”라며 “사업시행을 위한 9개 분야 통합심의는 평균 32일 만에 처리됐고 가결률은 97%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가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기획관은 “법 개정이 안 되길 바랄 뿐”이라며 “법이 개정될 경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이나 정부에 새롭게 건의하는 방안, 더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