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 달 새 180원↓…하반기 1350원 전망, 금통위 촉각
입력 2026.08.21 14:08
수정 2026.08.21 14:28
달러 약세·수급 개선 추가 하락 가능성
물가 안정 기대…내수·증시 '긍정'
원화 강세, 수출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
환율 하락에도 금융안정 여전…매파적 동결 전망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온 가운데 하반기 135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 강세가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출기업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환율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30분께 전 거래일 종가(1392.6원)보다 10.7원 내린 1381.9원에 거래됐다.
장중 1380.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8일 장중 저점인 138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일 달러당 1559.2원까지 오르며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여 만에 180원 가까이 떨어졌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선이 무너지면서 달러화 매도 물량이 추가로 늘어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국내 달러 공급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원화 강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는 원유·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을 낮춰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여 내수 회복을 뒷받침한단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가 줄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환전 부담이 줄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등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수출기업에는 부담이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같은 달러 매출을 올리더라도 원화로 환산되는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특히 자동차·조선·기계·전자 등 수출기업은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한은의 금리 결정에도 부담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 원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다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금융안정 여건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오는 27일 금통위가 곧바로 완화적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취임한 권민수 한은 부총재도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권 부총재는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금리를 올리면 정책적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균형 있고 신중하면서도 필요하면 유연하게 정책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식시장과 중동전쟁 등 대외 여건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금리를 결정할 때) 환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통화정책과 대외 리스크, 국내 외환시장 수급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 환율이 135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단기간에 1500원대 중반에서 1300원대 후반까지 급락한 만큼 일방적으로 하락하기보다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원화 강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로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국제정세 불안으로 달러 수요가 커지면 환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더 이어지면서 하반기 환율을 1360원선까지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연말까지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동전쟁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과 연준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외 리스크가 불거지면 다시 1400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금통위와 관련해서는 "최근 환율 부담이 확실히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부담도 낮아졌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다른 여건들이 완화된 것은 아닌 만큼 이번 금통위는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는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