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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99% 탄소 데이터 제출 압박…표준 플랫폼 절실한데 현실은 '각자도생'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8.20 18:43
수정 2026.08.20 18:43

산단공-대한상의, 수출기업 300개사 공동 실태조사

'이중 수작업' 행정 비효율 심각

공급망 내 탄소 데이터 제출요구 여부.ⓒ한국산업단지공단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해외 탄소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거센 데이터 제출 압박을 받고 있다.


사실상 '검증된 탄소 데이터'가 없으면 수출길이 막힐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다수 기업은 표준화된 플랫폼 없이 수기나 엑셀 등에 의존하는 '각자도생'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9.3%가 이미 고객사로부터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탄소 데이터 관리가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공급망 거래 관계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급부상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방식.ⓒ한국산업단지공단

문제는 기업들의 대응 역량이다. 규제 파고는 거세지만 정작 실무 현장에서는 표준화된 공용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6곳(66.3%)은 여전히 내부 자체 관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42.4%는 엑셀이나 수기 문서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었다.


기업 간 데이터 교환을 위한 표준화된 체계가 부재하다 보니 고객사가 요구하는 서식에 맞춰 데이터를 일일이 재가공해야 하는 '이중 수작업' 부담이 기업 현장의 고질적인 비효율로 자리 잡은 상태다.


기업들도 플랫폼 도입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다.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표준화된 서식 및 템플릿 제공'(64.0%)과 '데이터 교환용 협업 플랫폼'(53.7%)을 가장 시급한 지원책으로 꼽았다.


하지만 막대한 도입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플랫폼 도입의 최대 걸림돌로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64.0%)과 '전담 인력 및 시간 부족'(62.7%)이 1, 2위로 지목됐다.


특히 향후 3년간 데이터 관리에 '1000만원 이상 5000만 원 미만'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4.7%, '5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43.3%에 달해 수천만원에 이르는 초기 재정 부담이 플랫폼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장벽으로 분석된다.



플랫폼 도입 또는 활용 애로사항.ⓒ한국산업단지공단

이에 산단공과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체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단계별 지원 방안을 본격화한다. 지난 6월 출범한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중심으로 ▲도입 단계(측정 설비·바우처 지원) ▲활용 단계(탄소데이터 산정 컨설팅·인건비 지원) ▲확산 단계(저탄소 설비 금융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연계할 계획이다.


하민근 산단공 산단 에너지전환실장은 "산업단지 MRV 플랫폼의 기능을 고도화해 수출기업의 탄소 규제 대응을 밀착 지원하겠다"며 "대한상의와 협력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 역시 "검증된 탄소 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현실에서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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