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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행정' 금융당국…숨통 끊어지는 스타트업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8.20 07:01
수정 2026.08.21 13:56

2019년 혁금사업자 지정 KSL

7년간 '퍼스트 펭귄' 역할

금투업 예비인가 불발 앞서

혁금 사업 변경 신청도 반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로고(자료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이하 혁금) 서비스 지정을 받고 7년간 관련 분야를 개척해 온 스타트업이 폐업 기로에 섰다.


금융당국 협의를 거쳐 사업 방향성을 설정했지만, 정권 교체기 '몸조심'을 앞세운 금융당국의 '소극행정'으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다.


20일 업계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증권대차거래 전산화 관련 사업자인 한국증권대차(KSL)는 지난주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불허 결과를 통보받았다.


KSL은 지난해 6월 예비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금융위는 불허와 관련해 자기자본 요건 등 예비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2019년 6월 설립된 KSL은 같은 해 12월 금융위 혁금서비스로 지정됐다. 혁금서비스란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을 일시 유예하는 제도다.


KSL은 혁금서비스 지정에 따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도 수기로만 진행돼 온 증권대차 중개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증권대차란 공매도 주문 전 주식을 빌리는 절차를 뜻한다.


'증권대차 수기 업무의 전산화'로 요약되는 KSL 사업 모델은 지난해 6월 대차거래 중개 인가 단위 신설이라는 제도 개선(시행령 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혁금 사업 변경 신청 시점
금융당국 담당자 물갈이에
공매도 재개·新정부 출범 맞물려


'퍼스트 펭귄'으로서 관련 분야를 개척해 온 KSL이지만, 과실은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예비인가 불허에 따라 혁금사업자 지위까지 상실했기 때문이다.


KSL은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에 앞서 혁금사업자와 관련한 두 차례 사업 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의 대차거래까지 전산화하기 위해서였다.


혁금사업자는 혁금서비스로 지정된 '울타리' 내에서만 사업 영위가 가능해 사업 변경이 필수였다는 게 KSL 측 설명이다.


KSL은 지난 2024년 '1차 사업 변경'을 시도했지만 반려됐다. 금융당국과 소통하며 사업 방향성을 설정한 끝에 지난해 2월 '2차 사업 변경'을 신청했다.


금융당국 협의 내용을 토대로, 국내외 기관투자자 무차입공매도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업과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비스 주체가 KSL이 돼야 한다'는 금융당국 의견까지 반영해 시스템을 구축한 뒤 2차 사업 변경을 신청했지만, 석 달 뒤 마주한 결과는 '불허'였다.


협의 때와 달리 금융당국 기류가 크게 달라졌다는 게 KSL 측 주장이다.


2차 사업 변경을 신청했던 지난해 2월께, 금융위·금감원 실무진들이 한꺼번에 교체된 데다, 공매도 재개(3월 31일), 새 정부 출범 등이 맞물려 '소극행정'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SL 측에 따르면, 금감원 담당자는 "(2024년) 1차 신청 때 거절된 사안을 된다고 하기 부담스럽다"고 했고, 금융위 담당자는 "해당 서비스로 공매도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가 아니었다"며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토 결과, 원칙대로 했고 한 점 부끄럼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금감원은 "혁금서비스 지정 여부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혁금심사위원회 심의 및 금융위 의결을 거쳐 결정되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혁금심사위라는 '별도 기구'의 심의 결과가 핵심인 만큼, 금융당국은 관련 논란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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