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외화채권 수수료 고정해 최대 301억 낭비"
입력 2026.08.18 14:58
수정 2026.08.18 15:01
15년간 수수료율 30bp 고정…가격 경쟁도 없애
교육세 78억가량 차주에 전가…환급 방안 마련 요구
기업 신용등급 근거 없이 상향…부실여신 책임 심의 지연
감사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이 다른 발행자와 달리 외화채권 수수료율을 고정함으로써 최대 301억원의 비용 절감 기회를 놓쳤다는 감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높은 신용도와 대규모 채권 발행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은행(IB)에 대한 협상력을 갖추고도 외화채권 발행 수수료율을 장기간 고정하면서 최근 5년간 최대 301억원의 비용 절감 기회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수출입은행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수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차례에 걸쳐 47조7000억여원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면서 주간사로 선정된 IB에 1424억여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수은의 채권 발행 규모는 국내 1위·아시아 2위 수준이다.
정부·국제기구·정부기관 등과 함께 우량 발행자로 분류되는 SSA급 발행자로 채권 신용도도 높아 주간사 선정 과정에서 IB를 상대로 충분한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수은은 이 같은 협상력이나 시장의 발행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2010년 이후 외화채권 발행 수수료율을 발행액의 30bp로 고정했다.
2023년부터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주간사 선정 시 수수료율 평가 항목까지 삭제하면서 가격 경쟁도 실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수은과 주요 기능 및 신용등급이 유사한 선진국 SSA 6개와 수은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AA급 발행자 30개의 수수료율을 분석한 결과, 시장에서는 채권 만기가 짧고 발행자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SSA의 경우 만기 3년 이하 채권 수수료율은 7.5~10bp, 3~5년은 12.5bp 수준이었다. 반면 수은은 만기와 관계없이 30bp를 지급했다.
감사원은 수은이 발행한 외화채권 가운데 81%가 만기 5년 이하인 점을 고려할 때 시장가격을 반영해 만기별 수수료를 차등 적용했다면 최근 5년간 약 85억~301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교육세를 차주에게 과다하게 부담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수은은 비이자수익 관련 교육세를 대출금리에 반영한 데다 차주별 실제 대출금리가 아닌 4%를 기준으로 교육세를 일률 적용했다.
그 결과 2020~2024년 1491개 차주에게 86억원을 과다 징수하고 506개 차주에게 8억원을 과소 징수해 총 77억8000만원을 과다 징수했다.
여신심사와 사후관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 18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미확정 자료 등을 근거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상향됐다.
이 중 7개 기업은 대출이 추정손실 및 정리대상 여신으로 분류됐는데도 관련자에 대한 부책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실여신에 대한 부책심의 착수까지는 평균 1333일이 걸렸다. 기업은행 192일, 산업은행 98일보다 크게 늦은 수준이다.
감사원은 수은에 외화채권 수수료 산정 및 경쟁 방식을 개선하고 과다 징수한 교육세의 환급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신용평가와 부책심의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