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1500만 시대…보험업계 '펫심' 사로잡기 경쟁 본격화
입력 2026.08.17 06:57
수정 2026.08.17 06:57
펫보험 원수보험료 1000억 돌파
보장범위 확대·서비스 차별화 속속
가입률 저조, 성장세 속 잠재력 여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펫보험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저조한 가입률과 실효성 낮은 보장 범위로 외면받던 펫보험은 최근 차별화된 서비스와 편의성을 갖춘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반려인들의 눈길을 끈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12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1.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 건수는 25만1822건으로 55.3% 늘었고, 신규 계약도 12만9714건으로 39.4%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반려동물 개체 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인은 총 1546만명으로 총 인구수(5175만명)의 29.9%를 차지했다.
10명 중 3명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셈이다. 반려가구는 591만가구 규모에 이른다.
반려견이 546만 마리, 반려묘가 217만 마리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커진 것도 한몫한다.
반려동물의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과 행복을 챙기려는 '반려동물 웰니스' 문화가 확산하면서 의료비 지출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이다.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한 가구의 평균 지출 치료비는 146만3000원이었다.
반려가구 전체를 기준으로 한 평균 치료비는 102만7000원으로 2023년 57만7000원보다 대폭 늘었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사람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보호자가 전액 부담한다.
특히 반려동물이 노령기에 접어들거나 질병이나 사고로 장기 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 부담이 가중돼 펫보험 가입 유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기존 3년 또는 5년 주기로 재가입하던 펫보험을 1년마다 새로 가입하는 구조로 바꿨다.
최소 자기부담률 30%, 자기부담금 3만원 등 펫보험 상품 구조 표준화를 시행했다.
이후 보험사들은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특화 보장과 서비스 영역에서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메리츠화재는 대표 브랜드 '펫퍼민트'를 앞세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부터 장기 반려견 보험을 출시했으며, 올해는 MRI·CT 등 고비용 영상검사를 연 1회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한 2026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DB손해보험은 이마트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Molly’s)'와 손잡고 전용 상품인 '올라! 펫보험'을 출시해 오프라인 접근성을 높였다.
사고당 최대 700만원, 연간 최대 3000만원 보장과 함께 업계 최초로 경구용을 넘어 주사 치료까지 지원하는 '항암제 보장' 담보를 탑재해 중증질환 보장을 강화했다.
KB손해보험은 입·통원 의료비 한도를 각각 연간 2000만원으로 늘리고, 산책 중 발생하기 쉬운 창상·교상(물림) 사고 보장을 집중 보강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수술 당일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4000만원을 보장하는 펫보험을 선보여 출시 4개월 만에 1만건 계약을 돌파했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현장 지급 구조인 라이브청구를 도입했다.
앱에서 발급받은 QR코드를 병원에 제시하면 진료비 결제 시 보험금 청구 및 지급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보험업계는 펫보험의 잠재 성장력에 주목한다. 최근 펫보험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가입률은 2.1%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다.
영국(25.0%), 일본(21.4%), 미국(3.9%) 등 주요국 대비 크게 뒤쳐지는 만큼 시장 확대 여력이 충분하단 평가다.
다만 병원별 상이한 진료코드, 불투명한 진료비 체계, 복잡한 청구 방식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단순 치료비 보장을 넘어 반려동물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표준 진료체계 정착과 데이터 축적, 청구 간소화가 함께 이뤄진다면 시장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