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호 출범] 金은 당심·정청래는 민심…엇갈린 표심이 만든 새 대표
입력 2026.08.18 05:30
수정 2026.08.18 05:30
金, 호남서 벌고 수도권서 승기 지켰다
정청래, 국민여조 우위에도 뒤집진 못해
최민희 수석…대의원 1위 김용은 탈락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회 전국당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승리를 가른 것은 '당심'이었다. 정청래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근소하게 앞섰지만, 김 대표는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격차를 벌리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순회경선에서는 충청에서 예상 밖 선전을 한 뒤 제주·인천에서 흐름을 되찾고,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격차를 크게 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는 최종 54.08%를 얻어 정 후보(45.92%)를 8.16%p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 결과까지 반영한 수치다.
선거인단별 결과를 보면 민심과 당심은 엇갈렸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50.70%로 김 대표(49.30%)를 1.40%p 앞섰다. 반면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 대표가 55.94%를 얻어 정 후보(44.06%)보다 11.88%p 높았고,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는 김 대표 66.69%, 정 후보 33.31%로 격차가 33.38%p까지 벌어졌다.
정 후보가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인 데는 지난 1년간 당대표를 지내며 쌓은 인지도와 강한 개혁 이미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당원과 대의원 사이에서는 지난 지도부의 운영 방식과 당정 관계, 향후 이재명 정부와의 호흡 등을 보다 직접적으로 평가하려는 성격이 강하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진행될수록 단순한 인지도 경쟁에서 현 지도부에 대한 평가와 차기 당정 관계를 둘러싼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셈이다.
순회경선 과정에서도 이런 변화는 일찍 감지됐다. 첫 충청권 경선에서 김 대표는 45.06%로 정 후보(44.61%)를 불과 0.45%p 차로 앞섰다. 이후 부산·울산·경남에서 정 후보가 누적 선두를 되찾았지만 김 대표는 제주·인천에서 재역전했고, 강원·대구·경북에서도 우위를 이어가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특히 제주에서 김 대표가 52.64%로 과반을 기록하고 인천에서도 45.09%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후 호남 경선의 전조로 읽혔다. 최대 승부처인 전남광주·전북에서 김 대표는 57.54%를 얻어 정 후보(32.64%)를 24.90%p 차로 눌렀다. 호남 경선 직후 누적 득표율은 김 대표 52.21%, 정 후보 38.14%로 격차가 14.07%p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이 지점에서 전체 판세가 김 대표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정 후보도 마지막 수도권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반격했다. 경기·서울에서는 김 대표 46.66%, 정 후보 46.28%로 격차가 불과 0.38%p, 1207표에 그쳤다. 경기에서는 610표, 서울에서는 597표 차였다. 호남에서 벌어진 격차가 컸던 만큼 정 후보 입장에서는 수도권에서 압도적 우위를 만들어야 했지만, 김 대표가 근소하게나마 두 지역 모두 1위를 지키면서 역전의 발판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처음에는 '정청래냐, 정청래가 아니냐'의 싸움이었는데 선거가 진행되면서 '김민석이냐 정청래냐'의 싸움으로 프레임 자체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표가 선거를 앞으로의 비전을 묻는 '전망투표'보다 지난 1년의 지도부 운영을 평가하는 '회고투표' 성격으로 전환시키면서 정치 고관여층인 당원과 대의원 표심에서 우위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판세와 관련해서도 "충청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고 봤는데 김민석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1등을 하면서 '판이 바뀌었네'라고 생각했다"며 "제주에서 김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호남에서는 압도적으로 이기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선거인단별 표심 차이는 뚜렷했다. 최민희 후보는 최종 18.35%로 수석최고위원에 올랐고 박선원(17.57%)·서미화(16.60%)·이성윤(16.35%)·한민수(15.86%)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했다. 반면 전날 임미애·김영호 후보의 사퇴와 지지 선언을 등에 업은 김용 후보는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29.77%로 1위를 차지했지만 최종 득표율은 15.26%에 그쳐 마지막 당선권을 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