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역화 반박' 선언한 이진숙…당권·대권 노린 승부수인가
입력 2026.08.15 16:18
수정 2026.08.15 16:21
지도부 자제 요청에도 5·18 포럼 강행
재보궐 입성 후 취약한 세력 기반 극복
강성 지지층 결집해 몸값 올리기 포석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포럼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포럼이 정치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의 공식적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연이어 "5·18을 성역화하지 말라"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단순한 의정 활동을 넘어선 이같은 고강도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강성 보수 지지층을 흡수해 차기 당권 및 대권 구도에 진입하려는 정교한 정치적 셈법을 가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5·18 재조명 포럼을 강행한 데 이어 14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이유로 토론도 해선 안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주최 의도를 강조했다. 전날 포럼 현장에서 폄훼성 발언과 고성이 오가는 등 파장이 일었음에도 후퇴 대신 정면 반격을 선택한 것이다.
이같은 태도는 당 지도부의 기류와 확연히 대치된다. 지도부는 과격화를 경계하며 선을 그었으나, 이 의원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는 프레임을 앞세웠다.
정점식 원내대표 정책특보인 박수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거나 훼손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며 "나라와 역사 앞에, 국민과 당원 앞에 신속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행보를 단순한 역사 왜곡 논란이 아닌 '정치적 세 결집'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6·3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 입장에서는 당내 세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14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이 의원은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온 뒤 정치적 지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번 경우도 그러한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올림픽공원으로 가 장외 정치 깃발을 들고, 아스팔트 도구들을 모으는 노릇을 하고 있다면 이 의원은 '조금 더 우아하게 해 이데올로기를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며 "이 의원은 이러한 극우 여전사 포지션을 가지고 차기 당권이든 대권이든 노려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은 당내 눈치를 보는 대신 '야당 내 대여 투쟁의 선봉장'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여당과의 강 대 강 대치 구도를 의도적으로 형성해 당내 입지를 사수하고 차기 권력 지형 개편 과정에서 몸값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이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 역시 이 의원에게는 나쁘지 않은 구도다. 여야 대립 구도가 선명해질수록 보수층 내에서는 "여당의 공격에 맞서는 타협 없는 투사"라는 상징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유연한 외연 확장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도층 이탈과 '강성 보수 프레임' 고착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야해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의원이 선명 이슈를 던져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개인 정치적 입지를 위해 당의 외연 확장에 재를 뿌린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