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비움’에 익숙하던 김예원 “‘유미의 세포들’은 ‘나’로 선 첫 무대” [인터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8.16 14:01
수정 2026.08.16 14:01

“‘유미의 세포들’은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무대”

“그동안 어떤 역할을 맡든 ‘김예원’이라는 나 자신을 최대한 배제하는 게 연기 철학이었어요. 그런데 ‘유미의 세포들’은 처음으로 ‘그냥 나여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알맹이에 김예원이 서 있어야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위로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배우 김예원 ⓒ샘컴퍼니

누적 조회수 32억 회를 기록한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30대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사랑,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세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창작 초연은 연애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 나아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유미의 성장을 다룬다. 주인공 유미 역을 맡은 배우 김예원은 캐릭터의 겉모습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었을 법한 감정 속에 자신의 모습과 경험을 솔직하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관객과의 공감대를 넓혔다.


“유미가 겪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성장 과정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예요. 연기를 하면서 ‘이건 내가 하는 말이다’라는 느낌을 직접 받아요. 제 모습을 8~9할은 담아내야 관객분들께 전해지는 위로의 결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관객분들이 저와 같은 감정선에서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가 진짜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대를 새로 다듬어가는 창작 작업이었던 만큼, 김예원은 연출진 및 동료 배우들과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며 대본과 연출을 보완해 나갔다. 특히 유미가 단순한 연애 서사를 넘어 ‘작가’라는 잊고 있던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초기 구성에는 유미의 꿈이나 작가 세포의 비중이 다소 희미했어요. 하지만 유미의 정체성에서 꿈은 결코 빠질 수 없었거든요. 작가 세포의 대표 넘버인 ‘탭탭’(Tap Tap) 장면에서도 유미가 뒤에서 글만 쓰는 게 아니라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작가 세포와 직접 섞여 춤을 춰야 감정이 고조된다고 고집을 부렸죠(웃음). 충돌과 고민의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플레이어로서 느낀 감정이 맞았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샘컴퍼니

동료 배우들과의 단단한 호흡도 인물을 다듬고 무대를 새로 세우는 데 큰 힘이 됐다. 특히 상대 배우인 최재림의 조언과 조력은 김예원이 ‘유미’라는 인물의 중심을 잡고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대 배우인 (최)재림 오빠가 저를 보고 ‘회사 옆자리에 일하고 있을 것 같은 유미’라고 하더라고요. 시각적으로는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하면서도, 전달되는 마음은 살에 와닿듯 일상적이고 친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사실 한 사람의 사공으로는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작업이었어요. (최)재림 오빠는 본인이 나오지 않는 신인데도 밤늦게까지 함께 고민하면서 장면을 같이 만들어주셨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모았기에 지금의 무대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무대 뒤에서 이어지는 정성도 연기에 몰입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극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흐르면 김예원은 무대 뒤 대기 공간에서 눈을 감고 30여 명의 배우가 함께 부르는 합창을 가만히 흡수한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흐를 때 무대 뒤에서 눈을 감고 대기해요. 30여 명의 배우들이 ‘유미를 위해 존재한다’ ‘너(유미)는 우리의 세상이다’라고 부르는 합창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 거대한 위로가 밀려오죠. 그 힘으로 한 회차를 이끌어가는 것 같아요.”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공연 ⓒ샘컴퍼니

회차를 거듭하며 깊어지는 연기만큼이나 작품을 향한 애정도 깊어졌다. 김예원은 향후 재연 무대가 올려진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배우로서 지닌 단단한 연기 철학을 덧붙였다.


“(재연이 올라온다면) 다시 무대에 서는 건 제게 너무 당연한 일이에요. 매회 최선을 다하지만, 마지막 공연이라 해서 연기가 완전히 ‘완성’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어떤 인물을 연기하든 현실 속 그 사람이 될 수는 없기에 연기에 정답이나 완전한 완성은 없다고 봐요. 그저 저만의 색깔을 담아 조금씩 완성에 가까워지는 과정일 뿐이죠.”


1막 초반 유미와 세포들이 함께 부르는 대표 넘버 ‘주인공’처럼, 김예원은 이번 작품을 치르며 자기 삶의 진정한 주체로 서는 법을 몸소 깨달았다.


“저는 평소 타인을 더 먼저 생각하는 편이라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일상에 지쳐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여러분 안에서는 끊임없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공연장을 나서면서부터,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더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