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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부르는 유전성 망막질환…AI로 원인 유전자 찾는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14 13:41
수정 2026.08.14 13:41

세브란스 연구팀 ‘Retina4IRD’ 개발…안저사진·OCT 활용

AI 보조 시 TOP-5 정확도 88.5%…“진단기간 단축·치료 대상자 조기 선별 기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안저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OCT) 영상만으로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14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안과 한진우·변석호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준원 교수 연구팀은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예측하는 AI 기반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Retina4IRD’를 개발하고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망막색소변성증, 원뿔세포 이상증, 황반이상증, 스타가르트병 등 다양한 질환을 아우르는 희귀 안과질환이다. 유전자 이상으로 망막의 변성과 위축이 진행돼 실명에 이를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500만명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원인 유전자 확인은 치료 방침과 예후를 결정하고 유전상담이나 유전자 치료 대상자를 선별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정밀 안과검사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다학제 협진 등을 거쳐야 해 진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일부 환자는 검사 후에도 원인 유전자를 찾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안과 진료에서 널리 사용하는 안저사진과 OCT 영상만으로 원인 유전자를 예측할 수 있도록 Retina4IRD를 개발했다. 한국·중국·폴란드 3개국 9개 의료기관에서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환자 1843명의 영상과 나이·성별·가족력·발병 연령·유병기간 등 임상정보를 AI에 학습시켰다.


Retina4IRD는 치료법이 있거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유전자를 포함한 17개 유전자 범주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순서대로 제시한다. 내부 검증 결과 실제 원인 유전자가 상위 5개 후보에 포함되는 ‘TOP-5’ 정확도는 90.4%였다.


연구팀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 295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도 실시했다. 환자를 AI 보조 진단군 148명과 전문의 단독 진단군 147명으로 나누고 NGS 결과를 기준으로 예측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TOP-5 정확도는 AI 보조군이 88.5%로 전문의 단독군의 67.3%보다 높았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 하나를 맞히는 ‘TOP-1’ 정확도 역시 AI 보조군이 37.8%로 전문의 단독군 22.4% 보다 높게 확인됐다.


한진우 교수는 “Retina4IRD는 의사를 대신해 진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검사 전 가능성이 높은 원인 유전자를 좁혀주는 사전 선별 도구”라며 “검사 비용과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치료 시기가 중요한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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