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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40개국 통해 430조 불법 우회 수출“... 韓 반도체 언급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8.14 06:07
수정 2026.08.14 06:14

지난달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에서 크레인이 선적 컨테이너를 들어 올리고 있다.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3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의 관세 회피를 위한 불법 환적이 한국을 포함해 세계 40여개 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불법 우회 수출 규모가 연간 최대 43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강도 단속을 예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제품이 제3국에서 단순 조립·포장·라벨 교체를 거쳐 원산지를 바꾼 뒤 미국으로 수출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 등 캐나다와 유럽연합(EU), 인도, 이스라엘, 일본 등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이 모두 이 목록에 포함됐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다양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중국이 자국 상품을 제3국을 거쳐 일부 가공하는 방식으로 이를 회피하고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중국산 상품이 멕시코나 캐나다를 경유하며 라벨을 바꿔 달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따라 사실상 관세가 0에 가까울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이나 EU를 경유할 경우에도 비교적 낮은 관세율만 부담하게 된다.


백악관은 관련 국가들을 경제 규모 및 중국 공급망과의 통합 정도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한국은 ‘1유형’(Tier 1)에 속한다. 1유형은 중국과 연관된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산업 기반이 다각화돼 있는 데다, 대미수출 플랫폼이 발달해 있는 만큼 정상 무역흐름 속에서 불법 환적이 교묘히 섞여 들어갈 위험이 높은 국가들이다.


한국의 경우 구체적으로 경기 반도체 벨트가 언급됐다. 중국산 기타 집적회로(IC)의 유통 경로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 반도체 생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2유형은 중국 연계 생산 및 공급망에 긴밀하게 통합된 곳으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된다. 3유형은 중국 연계 상품 우회수출로로 활용될 수 있는 소규모·틈새 환적 가능국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국가가 언급됐다.


지난 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헬기 착륙장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백악관은 잠재적 중국 불법 환적 규모를 연간 400억~3030억 달러(약 57조~4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 연간 750억 달러 환적을 기준으로 볼 때 세수 손실만 최대 260억 달러에 달한다며 미국 내 일자리 45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500억 달러 감소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이번 보고서는 제3국을 방패 삼아 고율 관세를 피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중국의 철강 덤핑 문제와 함께 한국의 철강 덤핑 문제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향후 AI를 기반으로 선적 경로와 원산지 정보를 정밀 추적하는 ‘탐지형 국경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단속망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무역법 301조 조사와 별개로 진행되지만 향후 미 무역대표부(USTR)의 국가별 무역 협상 과정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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