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속도낸다지만 지자체는 반발…용산·과천 ‘산 넘어 산’ [8.13 부동산 대책]
입력 2026.08.14 06:44
수정 2026.08.14 06:44
정부 ‘신속 추진’ 자신해도…서울시·마사회 반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 입장차
과천 경마장 이전도 과제 산적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왼쪽부터)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과제가 산적했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경기 과천 경마장 등 개발 대상지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며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 착공을 각각 2028년, 2029년으로 지정했다. 서울시·과천시 등과 지속 협의해 사업을 신속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두 곳 모두 지난 1월 정부의 1·29 대책에 따른 개발 후보지로 담겼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1만가구,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에는 9800가구를 조성한다.
국토부는 예정대로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정우진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두고 서울시와 여러 채널로 협의 중”이라며 “서울시도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 이견은 있지만 빨리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천 경마장은 9월까지 이전지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과천시가 지적한 교통 문제도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 설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여전히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개발을 통보했다는 불만까지 쏟아지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두고 용산구와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는 정부 대책 발표 직후 브리핑을 열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현재까지 협의해서 확정됐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여전히 협의하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6000가구 기준으로 착공이 잡혀 있기 때문에 가구수를 얼마나 할지에 따라 계획 변경 정도와 법적 절차가 달라진다”며 “우선 가구수가 확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구 내 가구수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개발 계획도 지지부진하다.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 홍보관 공사가 진행 중인데 가구수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토지 매각과 개발 일정도 불투명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수가 확정되지 않으면 지구 분양과 개발 모두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7일 경기 과천 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 정문에 한국마사회 노조가 설치한 정부 대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과천 경마장 이전도 시설 이전 일정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부지 매입과 설계에 나서고 일부 마사(마구간 시설)를 화성 화웅지구로 이전해 우선 착공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지만 여전히 한국마사회와 지역사회 우려는 여전하다.
박근문 한국마사회 노조위원장은 “마사 이전은 재건축과 비슷하다”며 “마사를 옮기려면 이주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은 정부 계획만큼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마사를 옮기고 공사를 먼저 시작하면 경주마 인근에서 중장비들이 공사를 해야 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29대책에 함께 나왔던 서울 노원구 태릉CC는 개발이 차례로 진행 중이다. 올해 중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끝내고 2029년 9월 착공 계획이다.
노원구도 일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할 뿐 개발 방향에 동의하고 있다.
노원구는 정부 대책 발표 후 낸 입장문에서 “수도권 유휴부지를 활용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향에 공감한다”며 “노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교통난을 해소하며, 부족한 도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공급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과 문화복합시설을 조성하고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광역교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