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빼돌린 '백옥주사'가 택배로?…처방 없이 156명 샀다
입력 2026.08.12 09:27
수정 2026.08.12 09:27
전문 주사제 100여종 2293개 불법판매…1년간 1억6000만원 규모
주요 불법 판매 의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처
병원에 납품할 것처럼 의약품을 과다 발주한 뒤 남은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등 전문의약품을 빼돌려 판매한 의약품 판촉영업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처방전도 없이 주사제를 사들인 사람은 156명에 달했다. 일부는 택배로 약을 받아 피부미용이나 운동 때 각성효과 등을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약국 개설자가 아닌데도 전문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혐의로 의약품 판촉영업자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판촉영업자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주사제 전문의약품 100여종 2293개를 의약품 도매상과 병원에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수법은 거래처 병원에 납품한다는 명목으로 실제 필요한 수량보다 많은 의약품을 도매상에 발주하는 방식이었다. 일부만 병원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별도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렇게 확보한 전문의약품을 구매자 156명에게 팔았다. 판매대금은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받았다. 의약품은 택배 또는 직거래 방식으로 전달했다. 1년간 판매한 금액은 1억6000만원 상당이다.
불법 판매된 의약품에는 '백옥주사'로 불리는 디톡시온주와 바이온주, '신데렐라주사'로 불리는 아이델라주가 포함됐다. '마늘주사' 포비원주, '태반주사' 라이넥주, '감초주사' 히씨파겐씨주 등도 판매됐다.
이들 제품 가운데 상당수는 피부미용 목적으로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다.
'백옥주사'로 불리는 디톡시온주와 바이온주의 허가 효능은 신경성 질환 예방이다. 혈압저하, 맥박이상 등의 부작용이 명시돼 있다.
'신데렐라주사' 아이델라주는 티옥트산 보급과 내이성 난청에 허가된 의약품이다. 발진, 심계항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마늘주사' 포비원주는 비타민B1 결핍 예방에 사용되며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태반주사' 라이넥주는 간질환에서의 간기능 개선, '감초주사' 히씨파겐씨주는 피부질환과 간기능 개선 등에 허가됐다. 두 제품 모두 부작용으로 쇼크가 명시돼 있다.
기관지천식, 급·만성기관지염, 상기도염 등에 사용하는 에페드린염산주도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계항진과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구매자들은 의사의 처방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미백, 항산화 등 피부미용에 사용하거나 운동할 때 각성효과와 피로회복을 목적으로 이들 의약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의약품을 오·남용하면 심폐정지, 의식소실, 호흡곤란에 따른 쇼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A씨가 범행으로 얻은 범죄수익 7000만원에 대해 검찰에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