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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 주세 20% 경감 운명은?…정부·국회 ‘종료 vs 연장’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8.11 07:22
수정 2026.08.11 07:22

김은혜 의원, 적용기한 삭제 법안 발의…혜택 유지 추진

500㎖당 세 부담 약 127원↑…업계·자영업자 부담 우려

연내 법안 처리 여부 변수…세제 혜택 존치 놓고 공방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의 모습. ⓒ뉴시스

올해 말 종료를 앞둔 생맥주 주세 20% 경감 혜택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제도 도입 7년 만에 세제 지원을 종료하기로 한 가운데 주류업계의 경영 부담과 소비자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제도 존치 필요성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지난 7일 생맥주 주세 20% 경감 혜택의 적용기한을 삭제하는 내용의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올해 12월31일까지인 적용기한을 없애 내년 이후에도 생맥주에 20% 낮은 주세율을 계속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경감 혜택 종료가 주류업계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우고 결국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고물가와 내수 부진으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세 부담까지 높이는 것은 사실상 ‘서민 증세’라는 주장이다.


이는 정부 의견과 반대된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생맥주 주세 세율 한시 경감제도를 종료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지원 목적 달성, 활용 저조 등 실효성이 낮은 조세지출’을 정비한다는 방침 아래 생맥주 주세 경감제도를 종료 대상에 포함했다.


현행 주세법은 별도의 추출장치를 사용하는 8ℓ 이상 용기에 담긴 생맥주에 일반 맥주보다 20% 낮은 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 맥주의 주세가 1㎘당 88만5700원인 반면, 생맥주는 20% 경감된 70만8500원 수준이다.


생맥주 주세 경감제도가 도입된 것은 2020년이다. 정부는 당시 맥주 과세체계를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출고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종량세’로 52년 만에 전환했다.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의 세금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였다.


과세체계가 바뀌면서 맥주 종류별 희비가 엇갈렸다. 기존 종가세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높았던 캔맥주는 세 부담이 낮아진 반면 생맥주는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구조가 됐다. 정부는 이 같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생맥주에 한해 주세를 한시적으로 20% 낮췄다.


당초 2020년부터 2년간만 적용하기로 한 한시적인 조치였지만 제도 시행 직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과 주점 영업이 직격탄을 맞자 정부는 2021년 적용기한을 2023년 말까지 2년 연장했다.


이어 2023년에는 한 차례 더 연장됐다. 정부는 서민 주류가격 안정과 주류업계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적용기한을 2026년 말까지 3년 더 늘렸다. 이에 따라 당초 2년짜리였던 한시적 세제 혜택은 결과적으로 7년간 이어지게 됐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호프집의 모습. ⓒ뉴시스

◇ 정부는 ‘목적 달성’이라는데…업계 상황은 여전히 팍팍



주류업계에서는 당장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내수 부진과 음주문화 변화로 주류 소비가 위축된 데다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부담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마저 사라질 경우 경영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어서다.


특히 업체별 사업 구조에 따라 경감제도 종료의 충격도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캔·병·생맥주 등 판매처가 다변화된 대형 업체와 달리 생맥주 출고 비중이 높은 중소·수제맥주 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류시장은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에 더해 음주문화와 소비 트렌드까지 빠르게 변화하면서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음식점과 주점 등 외식시장의 부담이 커진 데다 회식 중심의 음주문화가 줄면서 주류 소비도 소비심리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예년과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각역 일대 호프집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 생맥주 20ℓ 한 통 세금 약 5000원↑…제조사부터 부담


정부안대로 경감제도가 종료되면 내년부터 생맥주에도 일반 맥주와 동일한 세율이 적용된다. 현재 1㎘당 약 70만8500원인 생맥주 주세가 88만5700원으로 올라 주세만 1㎘당 약 17만7200원 증가한다. 기존 경감세율과 비교하면 실제 주세 부담은 25%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주세의 30%가 부과되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함께 증가한다. 이를 일반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사용하는 20ℓ 생맥주 한 통으로 환산하면 세 부담 증가분은 약 5000원 수준이다.


일차적인 부담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맥주 제조업체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사가 늘어난 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한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낮아지고, 출고가격에 반영하면 비용 부담은 도매상과 음식점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와 관련해 주류업계 관계자는 “생맥주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에서 10~15% 정도 된다”며 “현재로서는 생맥주 가격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먹자골목 맥주집에서 시민들이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다.ⓒ뉴시스

◇ 자영업자 거쳐 소비자로…500㎖당 세 부담 약 127원↑


제조사가 늘어난 세 부담을 출고가격에 반영할 경우 음식점과 호프집 등 자영업자의 매입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현행 세율을 기준으로 경감제도가 종료되면 생맥주 500㎖당 주세 부담은 약 89원 늘어난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영향까지 고려하면 세 부담 증가분은 약 127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세 부담이 127원 늘어난다고 해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생맥주 한 잔의 가격이 정확히 127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가 세 부담을 얼마나 자체 흡수하는지, 출고가격과 도매가격에 얼마나 반영하는지에 따라 실제 자영업자의 매입가격 상승폭은 달라진다.


음식점 역시 늘어난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하거나 메뉴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통상 음식점 가격은 100원 단위가 아닌 500원 또는 1000원 단위로 조정되는 만큼 작은 원가 상승이 실제 소비자가격에서는 더 큰 폭의 인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생맥주 주세 경감 종료에 따른 추가 비용을 제조사와 도매업체, 음식점 가운데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가 향후 소비자가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 부담 증가가 최종 판매가격에서는 더 큰 폭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생맥주를 저가에 판매하는 호프집이나 주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주점은 생맥주 한 잔을 1500~2000원대에 판매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안주 판매와 높은 회전율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 업장은 생맥주 자체에서 확보하는 마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매입가격이 오를 경우 현재 판매가격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하는 사업 특성상 생맥주 가격을 올리면 집객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가격을 유지하면 늘어난 원가를 업주가 떠안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일 수 있다.


강서구의 한 호프집 운영자는 “생맥주는 손님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라 업주 입장에서도 쉽게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며 “임대료나 인건비, 안주 원가까지 계속 오르고 있어 원가 상승분을 일부 떠안거나, 다른 비용 상승분까지 한꺼번에 반영해 가격을 조정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노가리골목에 위치한 호프집의 모습.ⓒ뉴시스

◇ 정부안이냐 상시화냐…결국 국회서 결정


다만 내년부터 생맥주 세 부담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경감제도 종료 방침을 내놨지만, 김 의원이 적용기한 자체를 없애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회 논의 결과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법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는 적지 않다. 의원입법은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국회 본회의 의결 등을 거친 뒤 정부로 이송돼 공포돼야 한다. 법안마다 처리 속도가 다른 만큼 올해 말까지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지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경감 혜택이 상시화되더라도 논란은 남는다.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세제 지원의 적용기한을 없앨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감소가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이미 지원 목적이 달성됐다고 판단해 경감제도를 종료 대상에 포함한 만큼 상시화는 조세지출을 정비하려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결국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고물가와 내수 부진 속 주류업계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경감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초 한시적으로 도입한 세제 지원을 계속 연장하거나 상시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가 맞설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정부가 향후 제도 변경 과정에서 주류 제조업계 뿐 아니라 도매업계, 외식업계와 자영업자,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검토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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