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환율 공조…엔 캐리 청산으로 증시 악재?
입력 2026.08.07 07:05
수정 2026.08.07 07:05
美, 日 추가 금리인상 압박
기술주, 엔 캐리 트레이드 '타깃'
엔화 강세 전환시 증시 충격?
재작년 7월 엔 캐리 청산 반복될까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미국이 일본과 공조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건 가운데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값싼 엔화를 빌려 기술주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증시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01.88포인트(4.58%) 내린 6296.38에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증시에서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자 국내증시도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 시즌을 관통하며 인공지능(AI) 사이클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단기 급등 ▲기대감 주가 선반영 ▲성장성 의구심 등을 명분 삼은 기술주 차익실현이 이뤄진 모양새다.
시장이 기술주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금리 인상을 꼽는 가운데 엔 캐리 청산 우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저녁, 162.80엔 수준에서 50분 만에 2% 이상 급락한 157엔대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일본 외환당국이 엔화를 매수하는 등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지난 3일에는 155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소폭 반등한 엔·달러 환율은 157엔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시장 개입 이후 미국이 공개적으로 일본의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선 엔화 강세 전환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타깃'이 미국 국채 등 고금리 상품에서 기술주로 바뀌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들은 엔화를 차입해 미국 국채를 매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매도를 가하고 있다"며 "2024년 이후 엔·달러의 상승은 미국 주식, 특히 기술주의 투기적 레버리지성 매수세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엔화의 강세 반전은 헤지펀드 주식 매수 포지션의 추가적인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024년 7월 미국 경기 부진으로 엔화 강세가 나타나자 기술주 주가가 흘러내린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시장 금리 하락에도 엔비디아 등 기술주는 우하향했고, 경기민감주는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다만 엔 캐리 청산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삼갈 필요가 있다. 재작년 7월과 달리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고, 미국 경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일본은행이 7월 31일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로 인상하면서 엔화가 급등했고, 미국 경제 침체 리스크가 동반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이벤트"라며 "미국 경제도 견조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본계 자금이 굳이 미국 자산시장에 이탈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