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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줄기 전에 받자"…정부 규제가 부추긴 '대출 막차'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8.07 07:09
수정 2026.08.07 07:09

가계대출 두 달 연속 4조원 폭증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수요 '쑥'

주담대 8% 목전에 이자 부담 '눈덩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이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와 은행권의 대출 억제책이 도리어 차주들의 조기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 속 가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4조183억원 급증한 수치다.


지난 6월에도 4조1378억원 증가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4조원을 넘어서는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의 대출 폭주 현상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동안 늘어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증가폭은 3조1448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불과 두 달 사이에 늘어난 대출 규모가 상반기 전체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한 달 전보다 2조7955억원 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일 때마다 시장에서는 규제 적용 전 자금을 확보하려는 막차 수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출 억제책이 시차를 두고 수요를 조기 흡수하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향후 금리 상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차주들의 불안감을 한층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물가 압력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 이전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의 움직임이 대출 증가세를 부추겼단 분석이다.


실제로 한은도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 경계감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을 받아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경우 한은으로서는 통화 긴축의 고삐를 다시 조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출을 받더라도 고금리 기조 속에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4~7.50%로 집계됐다.


준거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7월 말 4.343%로 한 달 전보다 0.102%포인트(p) 올랐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상황 속에서 막차 심리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부실 위험을 경고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단이 추가로 열리고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 소비 위축은 물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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