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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 가도 본다”…상생이 만든, 지역 공연 시장의 ‘다시, 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8.07 11:09
수정 2026.08.07 11:09

2026 상반기 비수도권 티켓 매출 급증… 부산 147.9%↑, 광주·대전·강원 50%↑

단순 유통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전용 예산 및 정주형 관람 생태계 구축 과제

2026년 상반기 국내 공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의 티켓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 상경 관람에 의존하던 지역 관객이 현지 공연장으로 유입되는 흐름과 더불어, 국공립 예술단체의 지역 연계 및 공동 제작 사업이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극 '스카팽' ⓒ국립극단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의 ‘2026년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공연 시장의 티켓 판매 금액은 약 80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총 공연 건수는 1만 65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의 성장폭이 컸다. 부산의 티켓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7.9% 급증했으며, 광주, 대전, 강원 등의 지역 역시 5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던 공연 소비가 지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비수도권 시장의 성장은 대형 공연 유치와 인프라 확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형 대중음악 콘서트와 주요 연극·뮤지컬 작품의 지역 투어가 활성화되면서 대규모 티켓 매출을 견인했다. 아울러 지역 내 신규 공연 전용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현지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점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대형 상업 공연 외에 국공립 예술단체의 정책적 지역 연계 사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국립극단은 최근 5년간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십이야’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스카팽’ ‘영지’ ‘세인트 조앤’ ‘발가락 육상천재’ ‘소년이그랬다’ 등으로 전국 26개 지역을 찾았다.


또 기획공연과 연계한 자체 지역 공연 공모를 202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 사업을 통해 ‘그의 어머니’(2개 지역 4회), 청소년극 ‘노란 달’(3개 지역 8회), 대표 레퍼토리 ‘스카팽’(4개 지역 12회)까지 3개 작품을 전국 지역 공연장에 유통했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햇수로 네 번째 시행하는 지역공연 공모 사업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은 다채로운 작품들이 지역 관객을 찾아간다”며 “연극을 통한 지역 교류 환경 조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뮤지컬 '다시, 봄' ⓒ서울시뮤지컬단

단순한 작품 유통을 넘어 지역 공연장과 기획·제작 단계를 함께하는 ‘지역 결합형 공동 제작’ 모델도 성과를 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다시, 봄’이 대표적 사례다.


뮤지컬 ‘다시, 봄’은 세종문화회관과 부산·경남 지역 4개 주요 공연장(부산 영화의전당, 창원 3·15아트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김해서부문화센터)이 제작 단계부터 협력했다. 서울의 제작 주체가 완성된 공연을 일방적으로 이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오디션을 통해 부산·경남 지역 배우를 직접 선발·채용하고 지역 정서 및 언어를 반영한 로컬라이징 과정을 거쳤다.


이 같은 방식은 지역 공연장을 일회성 대관 공간인 ‘문화 소비지’에서 지역 예술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문화 생산 거점’으로 기능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수도권 공연 시장의 수치적 성장과 공공 부문의 연계 시도가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일회성 성장에 그치지 않기 위한 제도적 과제도 명확하다. 대형 투어 공연이나 국비 지원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역 공연장의 가동률과 관객 유입을 지속시킬 수 있는 자생력 확보가 관건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지역 문예회관의 기획·대관 예산의 지속성 확보와 지역 전용 제작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국공립 단체의 단기 유통 지원이 지역 예술 생태계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주형 관객층 형성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꾸준한 정책적 지원과 대관·제작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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