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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인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의료계 "전대미문의 사태, 묵과 못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02 16:00
수정 2026.10.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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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아 사망 두 달 뒤 소아응급센터 진료실 3곳 압수수색

의료계 “진료 중 응급실 강제수사 과도…환자 안전 위협”

“소아응급의료 현장 위축 우려”…경찰 “진료 지장 최소화”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경찰이 최근 진료 중인 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의료계가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진료 현장을 강제수사 현장으로 만든 전대미문의 사태”라며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진료가 한창인 응급실을 강제수사 대상으로 삼은 일은 사실관계 규명과 별개로 따져야 한다”며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응급실 압수수색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 남부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아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소아청소년과 외래에서 대기하던 환아에게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나타났고, 의료진은 환아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옮겨 심폐소생술과 기관삽관 등 응급처치를 시행했지만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고 발생 약 두 달 뒤인 지난달 30일 해당 소아응급센터 내 진료실 3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의협은 “당시 센터에는 경련으로 실려 온 생후 6개월 영아를 비롯해 치료 중인 환아들이 있었고, 경찰이 진료용 컴퓨터로 자료를 확인하는 동안 의료진은 자리를 옮겨 업무를 해야 했다”며 “집행 시간이 짧고 빈 공간을 이용했다고 해서 진료 현장에 대한 강제수사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기록은 의무기록 부서와 전산 서버에서 확보할 수 있었고, 진료 공간의 구조와 장비는 병원과 일정을 맞춰 확인하면 충분했다”며 “경찰은 왜 하필 진료 중인 응급실이었는지, 압수수색이 꼭 필요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과실 여부 역시 당시 환아의 상태와 진료 여건, 실제 처치 등을 의학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가뜩이나 무너지고 있는 소아응급의료 현장을 더 얼어붙게 할 것”이라며 “그때마다 수사 인력이 진료 중인 응급실에 들이닥친다면 중증 환아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의사들이 먼저 현장을 떠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경기남부경찰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집행한 이유와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에서는 진료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하도록 수사 기준을 마련하고, 의료사고 수사에서 의학적 감정과 전문적 검토가 우선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도 전날 성명을 내고 “소아응급센터는 수 초만 지체해도 아이의 생사가 갈리는 특수 진료 구역”이라며 “진료 중인 응급실 내 압수수색은 중증 환아 치료를 지연시키고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통상적인 절차와 임의제출을 통해 객관적이고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온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굳이 압수수색영장을 앞세운 것은 수사의 비례성과 최소 침해 원칙을 벗어난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수사상 필요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했으며, 응급실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 진료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했다는 입장이다. 영장 집행 역시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안에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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