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줄인 넷마블, '다작' 대신 '장수 게임' 승부(종합)
입력 2026.08.05 18:06
수정 2026.08.05 18:11
하반기 라인업 3종으로 압축…엄격한 출시 기준 적용
2분기 영업익 20.8% 감소…기존작 수명 연장해 수익성 보완
넷마블이 5일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넷마블
넷마블이 신작을 연달아 내놓아 외형을 키우던 사업 방식을 바꾼다. 출시작 수를 다소 줄이는 대신 기존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전략이다.
당초 5종 이상 출시 예정이었던 하반기 신작 라인업이 3종으로 압축된다. 게임 완성도를 우선순위로 두고 타이틀별 출시 기준도 높게 설정한다. 기존 라이브 게임에는 일부 장기 흥행작의 PLC(제품생애주기) 관리 노하우를 이식해 수익성과 흥행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넷마블이 다작 론칭을 통해 성장을 견인했으나, 그 이면에는 이미 론칭한 게임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우려가 깔려 있었다"며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기대에 부합하고자 하반기 출시 라인업을 이전 대비 조금 줄였다"고 설명했다.
신작을 많이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마블은 상반기 기대작 출시와 기존 게임 업데이트로 매출은 늘었지만 마케팅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8% 줄었다.
신작 3종 선별…도쿄게임쇼서 승부수
넷마블이 하반기 출시할 신작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프로젝트 이지스' 등 3종이다. 세 게임 모두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지원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는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한 로그라이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샹그릴라 프론티어와 프로젝트 이지스는 각각 일본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수집형 RPG로 개발되고 있다.
넷마블은 오는 9월 도쿄게임쇼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공개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 인 블루'도 함께 출품해 향후 라인업을 알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출시작 압축에 대해 "보다 엄격한 런칭의 기준을 적용할 필요를 느꼈고, 신작 런칭에 투입되는 대규모 리소스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되겠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밝혔다.
개별 게임에 투입되는 개발·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출시 이후 성과까지 장기간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둔다. 시장성과 완성도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게임을 일정에 맞춰 내놓기보다 흥행 가능성을 갖춘 작품에 자원을 모으겠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라이브서비스 게임 전략의 기준점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칠대죄 크로스)'로 제시했다. 출시 7년을 넘긴 이 게임은 2024년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매출이 성장했다.
넷마블은 이런 칠대죄 크로스의 PLC 역량과 노하우를 자사 다른 게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콘텐츠의 질을 높여 신작 출시 감소 효과를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서비스 7년을 넘긴 타이틀이 매출을 다시 키우는 사례는 흔치 않다. 신작 한 편을 성공시키는 비용과 기존 게임의 매출을 되살리는 비용을 비교하면 후자의 효율이 높다는 계산도 이번 전략 전환의 배경에 깔려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넷마블
비용 부담은 여전…수익성 개선 과제
이날 넷마블은 비용 효율화 역시 하반기 주요 과세로 제시했다. 매출은 늘어도 고정비가 빠져나가며 수익이 감소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2분기 매출은 74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전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SOL: 인챈트' 등 신작 성과와 기존작 매출 상승이 반영됐다.
반면 영업비용은 66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늘었다.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는 1835억원으로 35.5% 증가했고, 급여 인상 효과가 반영된 인건비도 1825억원으로 4.3% 늘었다. 외부 지식재산권(IP) 게임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급수수료도 전분기보다 17.3% 증가한 2356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신작이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이와 함께 투입된 비용이 영업이익 증가를 제한한 것이다.
특정 작품에 편중되지 않은 매출 구조도 넷마블의 전략 변경에 일조했다. 2분기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게임도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의 9%였고,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비롯한 여러 게임이 3~7%씩을 나눠 가졌다. 특정 신작의 단기 흥행보다 다수 게임이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구조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물론 장기적 비용 효율화 전망은 긍정적이다. 앱마켓 수수료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하반기 신작 3종의 성과와 함께 기존 게임의 매출 유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넷마블의 전략 변화는 신작 경쟁을 멈추겠다는 의미보다 출시 이후 짧게 소비되는 게임을 줄이겠다는 데 가깝다. 하반기 신작 3종의 초기 성과와 함께, 기존 게임의 수명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가 체질 개선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