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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와 손잡고, '품' 열고…수입·배급사들, 영화 너머 새 활로 찾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8.06 11:43
수정 2026.08.06 11:43

TVOD 축소·OTT 선판매·상영기간 단축…플랫폼·공간·IP로 사업 다각화

수입·배급사들이 영화 유통을 넘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와 전략적 협업에 나서고, 자체 OTT 플랫폼과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등 영화 이후의 접점을 확장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극장 개봉을 중심으로 이어지던 기존 수익 구조가 변화하면서, 작품 한 편의 성과에만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개봉 이후에도 관객과 영화를 연결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김태호 PD·문상훈ⓒ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가장 최근 사례는 워터홀컴퍼니다. 워터홀컴퍼니는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설립한 제작사 TE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영화 배급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첫 프로젝트는 로버트 패틴슨과 젠데이아 주연의 A24 영화 '더 드라마'다. 이후 앤 해서웨이 주연의 '마더 메리', 기노시타 바쿠 감독의 '내 곁에 있어줘' 등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를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사와 협업해 사업의 외연을 넓힌 사례다.


그린나래미디어와 크리에이터 그룹 빠더너스의 협업도 눈길을 끌었다. 문상훈이 칸국제영화제에서 접한 뒤 국내 소개를 제안한 '너바나 더 밴드'는 그린나래미디어와 빠더너스의 협업으로 수입·배급돼 약 9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크리에이터가 작품 발굴 단계부터 참여하며 배급사가 영화를 소개하는 방식을 콘텐츠 협업으로 넓힌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도 나섰다. '라라랜드', '미나리' 등을 수입한 판씨네마는 서울 서촌에 30석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품'(POOM)을 열었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극장 밖에서도 관객이 영화를 경험하고 머물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새로운 유통 방식을 실험해온 곳도 있다. 예술영화 전문 수입·배급사 엠엔엠인터내셔널은 2023년부터 예술영화 OTT 플랫폼 콜렉티오(Collectio)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를 직접 개최하는 등 극장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사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영화를 배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온 셈이다.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영화를 한 편 개봉하는 데 사업을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작사와 협업하고, 팬덤과 연결하며, 오프라인 공간과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개봉 이후에도 작품과 관객의 접점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좋은 작품을 보다 오래 소개하고, 영화의 생명주기를 확장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같은 변화는 영화 유통 환경이 달라진 것과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극장 상영 이후 IPTV와 TVOD, 해외 판권 등이 수익을 회수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그러나 글로벌 OTT가 영화 유통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개봉 이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은 이전보다 축소됐다. 여기에 극장 상영 기간은 짧아지고 마케팅 비용 부담은 여전해 기존 배급 사업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


좋은 작품을 발굴해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일은 여전히 수입·배급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다만 변화한 시장 환경 속에서 그 역할은 영화를 개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가치를 더 오래 이어가고 관객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플랫폼과 공간, 커뮤니티를 통해 영화의 생명력을 얼마나 길게 이어갈 수 있느냐도 앞으로 수입·배급사가 풀어갈 또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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