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투자 확대에 메모리 시장 재편…스마트폰 원가 변수로
입력 2026.08.04 11:23
수정 2026.08.04 11:30
AI 서버 출하량 증가율 31% 상향…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확대
애플 "첨단 공정 공급 제약"·삼성 "메모리 수급 불균형"…원가 부담 현실화
메모리 공급난 2027년까지 전망…장기 공급계약·수익성 방어 관건
프랑스 파리 애플 스토어의 애플 로고. ⓒ 로이터/연합뉴스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AI 서버 증설에 메모리 수요가 몰리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애플은 첨단 공정 생산 물량 확보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에,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판매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각각 무게를 싣고 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첨단 공정·메모리 수급 재편
4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6년 AI 서버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약 31%로 상향 조정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9대 CSP(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올해 합산 설비투자가 8867억 달러(약 1263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내년에는 이들 기업의 합산 설비투자가 약 1조3000억 달러(약 1851조원)에 달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대상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넘어 AI 서버, 액체냉각, 첨단 패키징 등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GPU, HBM(고대역폭메모리) 및 범용 메모리와 첨단 공정 수급이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애플은 최근 발표한 회계연도 2026년 3분기(4~6월) 실적설명회에서 첨단 공정 공급 제약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언급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첨단 공정의 가용성 부족으로 자사 SoC 공급에 제약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케반 파레크 CFO는 "6월 분기 메모리 비용이 증가했고 9월 분기에도 비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공정 생산능력 부족으로 모바일 AP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모바일 AP를 담당하는 TSMC도 지난달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스마트폰과 HPC·AI 애플리케이션 모두에서 강한 고객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며 AI 수요 확대 대응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의 70~80%를 첨단 공정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폰 SoC 업체별 출하량 점유율(H1 2025 vs H1 2026)ⓒ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같은 부담 압박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18 프로맥스(12GB·1TB)의 BOM(부품원가)이 전작 대비 약 300 달러(약 42만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원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메모리이며, 최신 패키징 기술이 적용된 2나노(nm) SoC(시스템온칩·모바일 AP)가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모바일과 서버용 메모리 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모바일과 PC 응용은 고객사들의 세트 가격 인상으로 일부 수요 둔화가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서버용 D램과 SSD, HBM의 추가 수요 증가 속도가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내년 수요 대비 공급 격차는 더 커질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속되는 세트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일부 반영했다. 256GB(기가바이트) 기준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Z 플립8의 256GB 모델 출고가를 전작 대비 각각 19만8000원 올렸다.
글로벌 9대 CSP 합산 설비투자 전망(2024~2027년)ⓒ트렌드포스
메모리 공급난 2027년까지 지속 전망…삼성 MX 수익성 회복 '안갯속'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핵심 공급사와의 장기 공급계약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는 충분한 현금 보유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12~24개월 전에 메모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수멘 만달 책임연구원은 “메모리 공급은 2027년 하반기 이전까지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스마트폰 산업은 2027년에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사들의 노력에도 원가 부담에 따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2610억원에 그친 뒤 내년에는 478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6040억원의 영업적자, 내년 6390억원의 영업흑자를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