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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예상 깨졌다”…점주단체 기준에 프랜차이즈업계 ‘비상’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8.04 14:31
수정 2026.08.04 14:33

공정위, 가맹점주단체 협상권 대폭 강화

본사, 협상 부담 현실화…탁상행정 ‘비판’

단체 난립 우려…“경영 전반 변화 불가피”

서울 소재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맹점에 할인 행사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시스

가맹점주단체에 단체 협상권을 부여하는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점주단체와의 협의가 의무화되면서 사실상 경영 방식 전반의 변화와 의사결정 지연, 조직 재편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이번 제·개정안은 오는 12월 31일 시행되는 개정 가맹사업법의 세부 기준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의 10% 이상이 가입하거나 가입자가 1000명 이상인 점주단체는 등록을 거쳐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변경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본사는 요청을 받으면 14일 이내 협의를 시작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지연할 경우 강제 제재를 받는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등록 기준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턱이 낮아지면서 점주단체 난립과 협상 부담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그동안 단체 난립을 막기 위해 전체 가맹점의 30% 이상을 등록 요건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10년 넘게 30% 수준을 이야기해왔고, 기준이 낮아지더라도 20% 안팎에서 절충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점주 측이 요구한 10%가 그대로 반영된 것은 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시행령이 업계의 핵심 우려를 외면한 채 가맹점주단체 등록 문턱을 지나치게 낮추고 협의 범위를 확대했다”며 “상생이 아닌 ‘상시적 분쟁의 제도화’이자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책임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시내의 한 교촌치킨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시스

다만 공정위는 단체 난립에 따른 소모적 협상을 막기 위해 재협의 제한 규정을 도입했다.


같은 협의 주제는 180일, 다른 협의 주제는 60일간 재협의를 제한하며, 가맹점이 100개 미만인 가맹본부는 다른 협의 주제의 재협의 제한 기간을 90일로 적용한다.


점주단체의 공적 권한이 강화된 만큼 도덕적 해이에 대한 처벌 규정도 명확히 했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위·변조 서류를 제출해 등록하거나, 본사가 부당하게 개입해 어용 단체를 만든 경우에는 등록이 즉시 취소된다.


하지만 외식업계는 이 같은 장치만으로는 단체 난립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브랜드 안에 복수의 점주단체가 만들어질 경우 단체마다 서로 다른 요구를 제시하면서 본사가 어느 단체의 의견을 반영할지를 두고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특정 단체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다른 단체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반대로 여러 단체의 요구를 각각 받아들이면 전국 가맹점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프랜차이즈 운영의 통일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등록 문턱이 10%까지 낮아지면 한 브랜드 안에서도 복수의 점주단체가 생겨 서로 다른 요구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본사가 어느 단체의 의견을 반영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브랜드 운영의 통일성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브랜드별로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단체마다 다른 협의 결과가 나오면 브랜드 통일성은 물론 소비자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이용하고 있다.ⓒ뉴시스

업계는 협의 대상이 필수품목 지정부터 가맹금 수수 방식, 광고·판촉비 분담 등으로 광범위하게 규정된 점도 부담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점주단체가 필수품목 지정 범위와 공급가격, 차액가맹금 등을 주요 협의 안건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제품 개발과 투자, 마케팅 등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필수품목과 광고·판촉, 운영기준, 교육체계 등 핵심 경영 사항에 대한 협의가 반복될 경우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광범위한 협의 대상으로 규정할 경우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광고·판촉비도 협의 대상이지만, 이미 비용 집행 과정에서 점주 동의를 받도록 하는 사전동의제가 시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프랜차이즈 본사 내부 조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점주단체와의 협상을 담당할 별도 조직이나 인력을 배치하고, 회의 운영과 자료 작성, 법률 자문 등에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연내 시행령 개정과 고시 제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시행까지 등록 기준과 협의 절차를 둘러싼 본사와 점주 측의 입장 차이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협의를 위한 조직과 인력, 회의, 자료 작성, 자문 등에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본사가 다른 경영 활동에 투입할 인력과 자원이 줄고 신제품 출시나 공급망 조정 등 의사결정의 신속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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