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기후부 사무관 사망 진상 규명 촉구…“안일함이 빚은 예견된 인재”
입력 2026.08.03 13:02
수정 2026.08.03 13:35
국공노, 3일 청와대 앞서 기자회견
부처 개편 이후 누적된 모순 지적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주문
인력 확대 및 조직문화 개선도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직원 사망 사건 관련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3일 청와대 앞에서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한 사람의 생명이 조직 안에서 무너졌다면,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조직의 마땅한 의무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철수, 이하 국공노)과 국공노 기후에너지환경부지부(위원장 은준기, 이하 기후부지부)는 3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현장 간부 및 조합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기후부 소속 2년차 사무관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직장 내 고충으로 지난달 16일 스스로 생을 달리한 비극에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참사가 부처 개편 이후 누적된 구조적 모순과 현장 경고를 외면한 기관의 안일함이 빚어낸 명백한 예견된 인재”라고 규정했다.
은준기 기후부지부 위원장은 “부족한 인력,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성과만을 앞세운 조직 운영은 더 이상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 조직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는 고인의 말을 무겁게 받아들여 신규자를 위한 체계적인 적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공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안타까운 죽음 이후 기관이 보여준 태도와 대응은 지금 우리 조직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기후부를 향해 여섯가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사망 사건 관련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조직 역할에 부합하는 적정 인력 즉각 배치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근절 ▲간부의 직원 보호 역할 강화 및 평가에 반영 ▲신규자를 위한 조직 적응 체계 구축 ▲잘못된 조직문화 실질적 개선이다.
은준기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기후에너지환경부지부 위원장이 3일 직원 사망 사건 관련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 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별개로 기후부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부족한 인력은 남아 있는 직원들의 희생으로 메워졌고, 과중한 업무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직원 고통은 개인 문제로 치부됐다”며 “더 이상 직원 희생으로 조직을 유지하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부처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조직과 인력 확충으로 직원 희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관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직원을 보호하지 못한 관리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고, 신규 직원 적응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근절을 주문한 기후부지부는 성과보다 사람이 우선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줄 것으로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특혜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이 사람답게 일하고, 존중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하게 퇴근해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삶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고로 덮으려 한다면 같은 비극은 반드시 반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 앞서 사망한 직원에 대해 “비통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족에 다시 한 번 위로를 전했다.
김 장관은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이뤄지게 하겠다”며 “나아가 우리부 문화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전공노 기자회견 내용과 노조의 여러 제안도 귀담아 듣고, 직원과 소통을 강화해서 책임 있는 변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장관으로서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