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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필버 기회' 외면한 국민의힘…복당길도 첩첩산중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8.01 07:00
수정 2026.08.01 07:00

국민의힘 "자당 의원 우선 배치 불가피" 입장 견지

일각선 '한동훈 반감' 따른 의도적 배제 의구심

韓, '보수 재건' 구상 구체화…張과 차별화 행보

"진일보한 개혁안으로 당내 고립 돌파 의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듣고 있다. ⓒ뉴시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서 후순위에 밀린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결국 토론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국민의힘 내에 한 의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버스터 순번 배정 문제가 단순한 절차상의 판단을 넘어 한 의원의 복당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당내 분위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7월 31일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 표결에 부쳐져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범여권이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안을 가결하면서 24시간 동안 이어진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4시께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 토론을 끝으로 강제 종료됐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는 주호영·박형수·나경원·김태규 국민의힘 의원만 반대 토론을 했다.


교섭단체로서 무소속 의원의 토론 순번을 배정할 권한을 가진 국민의힘은 당내 필리버스터 신청자가 많았던 만큼 소속 의원들을 우선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 의원에게 의도적으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당 의원들을 제치고 무소속인 한 의원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 의원 중 필리버스터를 하고 싶다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이들을 제치고 한 의원을 앞 순번에 넣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우리 당 소속 의원을 빼고 한 의원을 포함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지지 기반과 높은 인지도를 지닌 한 의원의 '스피커' 역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급력이 큰 한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면 여타 의원들보다 여론전에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의원에 대한 반감이 강한 인사들로 구성된 당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그의 토론 기회를 뒤로 미룬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는 전선을 넓히고 우군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한 의원에게 필리버스터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의도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여당 내부에서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적 관심도가 낮은 형식적인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것보다 이슈를 만드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내 기류 압축적으로 보여준 필버
'한동훈 복당' 두고도 팽팽한 대립


정치권에서는 이번 순번 배정이 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내 기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자당 의원을 우선 배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판단이지만, 지난해 검찰청법 처리 당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한 의원에 대한 반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단 것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찬반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복당 자체에 동의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적절한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는 한 의원의 복당에 찬성하는 분위기보다 반대 기류가 더 강하다"며 "결국 본인이 노력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의원들에게 사과하고 관계를 풀어가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꽤 고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그런 과정이 가능하다면 복당의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감지한 듯한 한 의원도 국회 입성 이후 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관계 회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자신이 강조해 온 '보수 재건' 구상을 구체화하며 장동혁 대표와 차별화된 정치적 노선을 제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 의원이 최근 당대표의 공천권 포기와 상향식 공천 법제화를 제안한 것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대표가 공천권을 독점해 당내 갈등이 반복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으로, 차기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두고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장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현역 의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인위적인 '컷오프'를 최소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 당내 지지를 넓히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존의 '여의도 문법'처럼 개별 의원에게 물밑에서 공천을 약속하는 대신 공개적으로 공천제도 개혁을 제안함으로써 현역들의 불안감을 낮추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일 수 있다"며 "적어도 장동혁 대표가 내세우는 공천 구상보다는 현역 의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확인된 한 의원의 당내 고립과 복당의 어려움을 장 대표보다 진일보한 공천제 개혁안으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부연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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