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어지럼증, 그냥 넘겼다간…'이 질환' 놓칠 수도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07.30 04:00
수정 2026.07.30 04:00
뇌경색, 최근 3년 여름철 매달 15만명 이상 진료
60대 이상 환자 85%…고령층 탈수 각별히 주의
“편측 마비·언어장애 땐 즉시 119…골든타임 확보 중요”
여름철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뇌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여름철 야외 활동 중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에 힘이 빠지면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비대칭으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단순 온열질환이 아닌 ‘뇌경색’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경색은 뇌졸중의 한 종류로,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조직으로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질환이다.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뉘며,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흡연, 비만 등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증상이 거의 없다가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는 순간 편측 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뇌경색은 추운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고, 더위로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뇌혈관이 좁아진 사람은 뇌경색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동안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환자는 여름철인 6~8월에도 매달 15만명 이상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 보면 2023년 여름철(6~8월) 환자는 50만764명으로 겨울철(47만9902명)보다 약 2만명 많았다. 2025년에도 여름철 환자(48만7750명)가 겨울철 환자(48만5743명)를 소폭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최근 3년 누적 환자의 85.2%가 60대 이상이었다. 70대가 30.5%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29.6%), 60대(25.2%)가 뒤를 이었다.
고령자는 갈증을 느끼는 감각과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돼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이뇨제 등 복용 약물이나 만성질환의 영향까지 더해지면 여름철 뇌경색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등 여름철 혈관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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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 교수)은 “단순 어지럼증은 온열질환·탈수·말초성 전정질환에서도 흔해 그것만으로 뇌경색을 강하게 의심하기는 어렵다”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보행 불안, 복시, 발음장애, 한쪽 마비·감각저하가 동반되면 후순환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경색은 ‘FAST 법칙’으로 기억하면 쉽다. 얼굴(Face)이 비대칭이 되거나 팔(Arms)에 힘이 빠지고, 언어(Speech) 장애가 나타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Time)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증상이 수분에서 수시간 만에 사라졌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향후 뇌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일과성 허혈발작’(미니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과성 허혈발작은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커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신속히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빨리 뚫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골든타임 내에는 혈전용해제나 급성기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혈전제거술은 환자 상태에 따라 발병 후 최대 24시간까지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증상 발생 시각·영상 소견·폐색 혈관 위치·출혈 위험·환자 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적합한 경우에 시행된다.
윤원기 센터장은 “여름철 야외 활동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혈액 농축을 막아야 한다”며 “다만 심부전이나 만성 신부전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한 지병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여름 휴가나 외부 활동 중에도 복용을 거르지 않는 것이 뇌경색 예방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