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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호황 속 완제품 첫 적자…엇갈린 최대 실적(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30 12:58
수정 2026.07.30 12:58

매출 171.5조·영업익 89.5조…분기 기준 역대 최대

DS, AI 서버 수요에 최대 실적…전사 실적 99% 견인

DX, 매출 10% 늘고도 원가 부담에 출범 후 첫 적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 12단 제품(좌).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 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트라이폴드) 스마트폰 '갤럭시Z 트라이폴드'(우).ⓒ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쓴 반면, 스마트폰·TV·생활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성장에도 부품 원가 상승 부담으로 출범 후 첫 분기 적자를 냈다. 전사 실적은 신기록을 냈지만 사업부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30일 연결 기준 2026년 2분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19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7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3000억원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만849원으로 전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달러 강세는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3조1000억원의 긍정적 영향을 줬다. 연구개발비는 1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AI 수요 올라탄 DS…전사 이익의 99% 도맡

사업부별로는 명암이 뚜렷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2분기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의 대부분을 DS부문이 벌어들인 셈이다.


메모리는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서버용 제품 수요 강세에 대응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서버 응용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D램과 낸드 모두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을 확대하고 업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향 HBM4E 샘플을 출하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HBM4 매출이 3분기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되고, 하반기 기준 전체 HBM 매출의 60%를 넉넉히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낸드 매출에서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비메모리도 회복 신호를 보였다. 시스템LSI는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도 모바일 SoC와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는 HBM 베이스 다이와 미주 고객 중심 제품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대형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와 AI·HPC 고객사의 2나노 과제를 확보했으며, 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 4도어 키친핏 맥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4도어 키친핏 맥스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의 얼굴 '완제품' DX, 매출 늘고도 출범 후 첫 적자

반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부담이 커졌다. DX부문은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00억원, 전분기 3조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프리미엄 제품과 AI 제품 판매 확대로 외형은 커졌지만,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과 비용 부담 확대가 수익성을 급격히 끌어내렸다.


DX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말 조직 개편으로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사업을 통합한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단순히 완제품 사업의 판매 경쟁력이 약화됐다기보다, 부품 가격 상승과 글로벌 소비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반도체 사업에는 호재가 됐지만, 같은 메모리를 구매해 제품을 만드는 완제품 사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DX부문 적자의 주요 원인은 모바일 사업의 수익성 악화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은 2분기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와 A시리즈 판매 호조로 MX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32조3000억원을 기록했지만, 부품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하지 못했다. 판매는 늘었지만 비용 부담이 더 크게 불어나면서 제품을 더 팔고도 이익을 남기지 못한 구조가 된 셈이다.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 매출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모바일 사업 전반에 작용한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TV와 생활가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신규 카테고리 제품을 출시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성수기 대응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다만 TV와 생활가전 모두 부품 원가 상승과 비용 부담의 영향을 받으며 이익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VD와 생활가전을 합산한 영업손실은 100억원 수준이었다.


하만은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장 매출 확대와 포터블 등 개인용 오디오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5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냈다. 중소형은 하이엔드 모바일 제품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고, 대형은 게이밍 모니터 시장 확대 영향으로 판매량과 매출이 증가했다.

하반기도 온도 차 지속…완제품 수익성 방어 과제

하반기에도 사업부별 온도 차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며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DS부문은 HBM4와 HBM4E, DDR5, SOCAMM2, 서버용 SSD 등 고성능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파운드리는 2나노 2세대 모바일향 양산과 AI·HPC 수주 확대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DX부문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부품 비용 상승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와 신규 폴더블 Z8 시리즈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VD는 AI 기반의 차별화된 경험을 앞세워 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거래선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연말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AI 제품 판매 확대와 고수익 사업 중심의 채널 다변화,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 향후 하반기 삼성전자의 과제는 반도체 호황을 이어가는 동시에 완제품 사업의 가격·원가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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