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엔 36조 몰렸는데…코인 개미는 실종
입력 2026.07.28 07:05
수정 2026.07.28 07:05
5대 거래소 거래량 한달새 15.6% 감소
비트코인 반등에도 신규 투자자 유입 제한
낮은 변동성·증시 쏠림, 거래 회복 더뎌
코스피에 거래가 몰린 반면 비트코인 반등에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한 달 새 16% 가까이 감소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코스피가 큰 폭으로 출렁이며 하루 수십조원의 거래를 끌어모은 것과 달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 가뭄’에 빠졌다.
최근 비트코인의 반등에도 국내 주요 거래소의 거래량은 한 달 전보다 16% 가까이 감소했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가격 형성 흐름이 강해진 데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신규 자금 유입도 제한되면서 거래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611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6조573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코스피의 1.7% 수준에 그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부진은 전월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5대 거래소의 누적 거래량은 지난달 1~25일 18조1279억원에서 이달 같은 기간 15조2972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7251억원에서 6119억원으로 약 1132억원 줄었다.
이달 초에는 거래가 일시적으로 활기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일과 2일 5대 거래소의 거래량은 각각 1조7823억원, 1조8256억원을 기록했다.
이틀간 거래량만 3조6079억원으로 이달 전체 거래량의 23.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거래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이달 3일부터 25일까지 거래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0.0% 감소했다.
월초 이틀간의 거래 급증을 제외하면 실제 거래 위축은 전체 감소율보다 더 컸던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저점에서 약 15% 오르며 한때 6만6000달러를 넘어섰지만 국내 거래량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미국 현물 ETF 등 기관투자자 자금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과거와 달리 국내 개인투자자의 거래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미국 현물 ETF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매매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신규 투자자와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거래량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낮아진 점도 거래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에서 움직이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의 매매 유인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코스피는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단기 거래 수요를 끌어모았다.
가격 변동이 커질수록 매수와 매도가 활발해지는 만큼 최근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증시에 집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단기 매매를 선호하는 투자자의 관심이 증시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제외하면 투자자의 거래를 끌어낼 만한 새로운 테마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뿐 아니라 알트코인 시장의 반등과 신규 투자자 유입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와 신규 금융상품 출시 등 국내 거래 기반을 넓힐 제도적 변화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만 오르는 장세에서는 국내 거래량이 크게 늘기 어렵다”며 “알트코인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신규 투자자가 유입돼야 거래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 가뭄이 길어질 경우 거래소의 실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국내 거래소는 매매 수수료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거래량 감소가 곧바로 매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이 부족한 중소 거래소일수록 거래 부진의 충격이 클 수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계기가 나타나지 않으면 거래 감소가 거래소 간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