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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냐 거기 가게" 공보의 6년 새 70% 급감…복무기간 단축 논의 급물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7.27 10:40
수정 2026.07.27 10:56

공보의·군의관 지원 감소에 의료 공백 우려

군의관 입영 인원 100명 미만 전망도

의료계 “복무기간 단축·수련 연계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역병보다 두 배 긴 복무기간 탓에 공보의와 군의관 지원이 급감하며 군 의료체계와 지역 공공의료의 인력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한 병역제도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군의관·공보의 지원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대로 두면 (군의관·공보의를) 다 안 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속된 말로 ‘미쳤냐, 거기 가게’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공보의는 의사 면허를 가진 병역의무자가 36개월간 농어촌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 의료취약지역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군의관 역시 군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핵심 인력이다. 그러나 현역병(18개월)보다 긴 복무기간과 수련 공백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의대생들의 지원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올해 신규 의과 공보의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2019년(663명)의 6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전체 의과 공보의 수도 같은 기간 1960명에서 593명으로 70% 가까이 줄었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는 지난해 730곳에서 올해 1023곳으로 증가했으며, 2027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인 1083곳이 공보의 없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의관 수급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군의관 훈련소 입영 인원은 304명으로 지난해(692명)보다 56% 감소했다. 2029년 군의관 입영 대상자는 77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불이 꺼진 한 보건지소의 진료실. ⓒ연합뉴스

대표적인 공보의 기피 요인으로 의료계는 긴 복무기간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지난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가 공보의 320명과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의대생의 97.9%는 긴 복무기간을 공보의 기피 이유로 꼽았다. 공보의 지원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83.4%도 복무기간이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현역병 입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의료계는 이 같은 감소세를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공공의료와 군 의료체계 전반의 위기로 보고 있다. 박재일 대공협 회장은 최근 열린 대한의사협회(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2026년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98명까지 줄어든 것은 단순한 인력 감소가 아니라 제도 붕괴의 신호”라며 “36개월의 과도한 복무기간을 그대로 둔 채 수급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형평성은 제도의 존속을 전제로 한 원칙이지 제도 붕괴를 방치하기 위한 명분이 될 수 없다”며 “국방부가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제도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정부와 의료계의 제도 개선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 김택우 의협 회장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과 만나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한 병역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진 위원장은 “군의관과 수의장교 모두 복무기간과 처우를 포함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관련 법안이 발의된 만큼 우선 심사 경과를 확인하고, 국방부가 장교 인력 수급 문제 개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는지와 구체적인 추진 방향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도 “현재 군사훈련 기간을 포함한 공중보건의사의 복무기간은 38개월로 현역병보다 약 20개월 길다”며 “공보의와 군의관 인력 수급을 정상화하고 군 의료체계와 지역 공공의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고 수련 일정과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이번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 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무기간 문제는 단순히 의대생들의 병역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 의료와 지역 공공의료의 지속 가능성이 걸린 사안”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복무기간 단축과 수련 일정 연계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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