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구도 속 '청년' 꺼내든 당권주자들…정책 차별화 경쟁
입력 2026.07.22 22:00
수정 2026.07.22 22:00
정청래 25.7%·김민석 21.5%
청년 공약 앞세운 정책 대결
서미화 "대표성부터 보장해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장인 전현희 의원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도권공공서비스노동조합 등과 함께 연 'in 민주당 청년을 담다 노동을 잇다'에 참석해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 후보, 전 의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정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의 양강 구도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이 청년 정책과 청년 노동 의제를 앞세워 차별화 경쟁에 나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그동안 신천지 정치개입 의혹과 검찰개혁, 당원주권 등을 둘러싼 공방이 전당대회의 주요 전선을 형성해왔으나, 후보들이 청년과 노동을 주제로 한 행사에 집결해 청년 일자리와 노동시간 단축, 당내 청년 정치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하며 정책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각 후보가 주 4.5일제, 청년 신규채용 확대, 첫 일자리 국가 보장, 거당적 정책 플랫폼 구축 등을 차별화 무대로 선보였지만, 당내 청년 대표성 부족을 둘러싼 비판과 한계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정책 차별화 시도는 정 후보와 김민석 후보의 양강 구도가 선명해진 당권 판세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21일 실시한 민주당 당대표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정 후보는 25.7%, 김민석 후보는 21.5%를 기록했다. 이어 송영길 후보 8.3%, 고민정 후보 3.9%, 김보미 후보 2.6% 순이었으며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8.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8%였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판세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6~7일 실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27.4%로 정 후보(21.5%)를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전체 적합도 선두로 올라섰다.
호남에서는 정 후보가 34.0%로 김민석 후보(23.1%)를 앞선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36.1%로 정 후보(32.6%)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서울에서는 정 후보가 24.4%, 김민석 후보가 21.5%를 기록했고, 경기·인천에서는 각각 25.0%, 24.9%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양강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에 청년을 담아 노동을 잇다' 행사에서 청년·노동 정책을 앞세워 차별화 경쟁에 나섰다.
김민석 후보는 정부 운영 경험과 제도화된 청년 정책 플랫폼을 내세웠다. 그는 "총리 재임 당시 국정 지지도보다 청년층 지지도가 약 20% 낮아 청년 당정협의와 청년 관계장관회의를 시작했다"며 청년위·대학생위와 경륜 있는 인사가 함께하는 '1030 세대 청년 정책 해결용 거당적 플랫폼' 구상을 설명했다.
또한 "첫 일자리의 경우 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를 1년 동안 준비해 왔다"며 타운홀 미팅 등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고민정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 신규채용 확대를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고 후보는 현행 주 52시간제가 최소 근로시간처럼 통용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주 4.5일제 추진을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 호황의 혜택이 청년 일자리로 가려면 공공과 민간에 일정 비율 이상의 청년 신규채용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당내 청년 당직자 신규채용과 기회 확대, 실질적 성과 창출을 피력했다.
정청래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을 미래 노동 체계와 복지 개편 논의로 확장했다. 그는 "주 4.5일제를 최대한 빨리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주 4일제로 가는 중간 과정을 만들겠다"며 AI(인공지능) 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노동 형태 변화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 실적 개선과 추가 세수를 활용해 복지와 노동 환경의 혁명적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권주자들이 청년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았지만, 당내 의사결정 구조에서 청년에게 실제 권한이 부여되고 있는지를 놓고는 비판이 이어졌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 나선 서미화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청년 최고위원 쿼터제가 부결됐다"며 "중앙위원 선거인단 명단에 청년·노동·여성·장애인위원이 배제된 상황에서 권한을 주지 않고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민철 후보 역시 정치자금법과 기탁금, 선거인단 구성을 청년 정치 진입의 장벽으로 꼽았고, 신계륜 후보는 '민주당 내 당내당 형태의 청년당' 구상을 제안했다.
다만 행사 직후 이어진 정 후보의 발언에서는 청년보다 검찰개혁과 당원주권, 신천지 의혹 공방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SOI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후보들의 실체와 주장의 현실성이 드러나면서 호남 유권자들이 누가 검찰개혁과 1인 1표제를 추진하고 통합을 이룰지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천지 정치개입 의혹을 제기한 측을 향해 근거 제시를 요구하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강조했다. 청년 정책이 후보 간 차별화 소재로 부상했지만, 실제 전당대회 주도권 경쟁은 기존 개혁 의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정책 발표와 실제 청년 대표성 확보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진단한다. 김준일 시사정치평론가는 "청년 대표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평소 청년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대변해 왔느냐의 문제"라며 "현재 주요 당권주자들이 평소 청년 이슈에 충분한 관심을 보여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 최고위원 선출안 부결에 대해서는 "청년의 소리를 당 의사결정에 구조적으로 반영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야합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전당대회 성격 자체가 친명(친이재명)·반(反)명 구도와 개혁 의제 중심이기 때문에 청년 이슈가 전면에 오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청년 자산 형성, 일자리, 실업, 2030 당원 목소리 반영 등 구체적인 보완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사에 인용된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직전 조사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각각 5.4%, 5.6%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