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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상승장 시작됐나…향방 가를 두 관문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7.23 07:08
수정 2026.07.23 07:08

ETF 순유입·거래소 물량 감소에 수급 개선

비트코인 6만9000달러·이더리움 주봉 저항선 관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수급이 개선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장 전환을 위해서는 ETF 자금 유입 지속과 주요 저항선 돌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나란히 반등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장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돌아온 데다 비트코인 장기 보유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거래소에 있던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시장으로 이동하는 등 수급 개선 신호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격적인 상승장을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반등은 신규 매수세가 폭발했다기보다 기존 매물이 소화되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큰 만큼, ETF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주요 저항선의 매물을 현물 수요가 흡수해야 추세 전환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TF 자금 돌아왔지만…기관 귀환 판단은 일러


23일 가상자산 ETF 자금 흐름 집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지난 21일 2억32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 14일부터 6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오면서 이 기간 누적 순유입액은 9억3020만 달러로 늘었다.


지난 13일 4억2470만 달러가 빠져나간 이후 자금 흐름이 빠르게 반전된 모습이다.


21일 순유입액 가운데 1억6390만 달러는 블랙록의 IBIT에 집중됐다.


피델리티 FBTC와 아크인베스트 ARKB에도 각각 2310만 달러와 970만 달러가 들어왔다.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도 같은 날 3750만 달러가 들어오며 3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것은 새로운 대형 호재가 등장해서라기보다 시장을 짓누르던 여러 불확실성이 동시에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뚜렷한 하나의 직접적인 요인보다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정을 받은 인공지능(AI)·반도체주에서 빠져나온 유동성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던 스트래티지 관련 우려가 완화된 점 역시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로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블랙록 상품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이를 기관 전반의 광범위한 매수세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도 물량 줄었지만…저항선 돌파해야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온체인 지표에서는 비트코인의 공급 부담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장기 보유자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최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격 변동에도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단기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낮은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장기 보유 물량이 늘어날수록 거래소 등을 통해 실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유동 공급은 감소한다.


신규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도 가능한 물량까지 줄면 가격을 끌어내리는 압력도 낮아질 수 있다.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 안팎에서 안정을 찾은 배경에도 이 같은 공급 흡수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장기 보유자의 투매 물량을 저점에서 신규 매수층이 받아내는 손바뀜이 일어났다”며 “파생상품시장의 하락 베팅까지 해소되면서 매도 압력이 고갈됐다”고 진단했다.


일부 장기 보유자가 내놓은 물량을 새로운 투자자가 받아내는 과정에서도 전체 장기 보유 물량은 오히려 늘면서 가격 하단이 단단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ETF 순유입이 6거래일째 이어진 것만으로 기관투자자의 본격적인 귀환을 판단하기에는 기간이 짧다는 평가다.


윤 센터장은 “현재는 단순 저가 매수나 기관이 진입 시점을 재고 있는 시기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본격적인 재진입으로 판단하려면 ETF 순유입 기조가 최소 2주 이상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강세장에서는 일부 거래일에 자금이 빠져나가더라도 전체적인 ETF 유입 기조가 약 8주 이상 지속됐다.


하루 단위의 유출입보다 주간 기준으로 자금 유입 흐름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금 유입의 지속성과 함께 주요 저항선 돌파 여부도 관건이다.


비트코인은 6만9000달러가 추세 전환 여부를 가를 가격대로 꼽힌다.


단기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가격과 맞물려 그동안 손실을 보던 투자자들이 본전을 회복한 뒤 매도에 나설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온전한 상승 추세로 전환하려면 ETF 순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물 매수세가 6만9000달러를 강하게 돌파하고 해당 구간에 안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생상품시장에 쌓인 청산 물량은 이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크립토파텔(CryptoPatel)에 따르면 비트코인 6만5000~6만7500달러 구간에는 숏 포지션 청산 물량이, 6만1500~6만3500달러 구간에는 이보다 다소 많은 롱 포지션 청산 물량이 형성돼 있다.


가격이 어느 한쪽으로 움직이면 연쇄 청산이 발생해 등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숏 포지션 청산이 이끄는 상승은 지속성이 제한될 수 있어 ETF를 비롯한 현물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더리움에서도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한 대형 지갑은 바이낸스에서 총 9800 ETH를 인출한 뒤 이더파이(Ether.fi)의 유동성 스테이킹 상품에 예치했다.


당시 가격으로 약 1880만 달러 규모다.


물론 단일 지갑의 움직임만으로 시장 전체의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거래소에 있던 이더리움이 스테이킹 상품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는 단기 매도 압력이 낮아지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차트상 이더리움은 장기 상승 추세선을 지켜낸 뒤 반등했지만, 현재는 과거 지지선이 저항선으로 바뀐 구간을 시험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ETF 자금 유입과 매도 물량 감소로 상승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신규 매수세가 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렸다기보다 매도 압력 완화가 반등을 이끈 단계에 가깝다.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이어지려면 현물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저항 구간에서 나오는 매물을 흡수해야 한다.


결국 단기적인 상승 폭보다 새로 유입된 자금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두 자산이 저항선을 넘어선 뒤에도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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