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EU 새 무역협정 서명…북미 공급망 잇는 ‘제2 통상축’
입력 2026.07.23 08:29
수정 2026.07.23 08:29
EU산 가금육 최대 100% 관세 철폐
디지털 무역·정부조달 규범 신설
KIEP “한국 기업 단기 영향 제한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경. ⓒ데일리안DB
멕시코와 유럽연합(EU)이 미국 중심의 통상구조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 무역협정을 대폭 손질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제조업 원산지 규정과 통관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핵심광물·디지털 무역·정부조달 규범을 새로 도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발간한 ‘멕시코-EU 무역협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통상 불확실성 확대가 멕시코와 EU의 수출시장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정 서명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와 EU는 지난 5월 22일 현대화된 글로벌협정(MGA)과 임시무역협정(iTA)에 서명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8일 두 협정에 동의했으며, iTA는 양측이 국내 절차 완료를 상호 통보한 뒤 두 번째 달 첫날 발효될 예정이다.
멕시코는 EU산 가금육에 적용하던 최대 100% 관세와 돼지고기·블루치즈의 최대 45% 관세를 없앤다. EU는 멕시코산 쇠고기·가금육·돼지고기 햄 등에 관세할당을 적용하고, 꿀과 참치 등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면 무관세로 전환한다.
제조업에서는 전체 품목별 원산지 규정의 약 55%를 완화했다. 자동차·항공우주·화학 등 최근 생산방식과 공급망 구조를 반영하고, 원산지 증명도 기관 발급에서 등록수출자의 자율 신고 방식으로 바꾼다.
수출 80% 미국행…EU 협정은 ‘대체재’보다 안전판
멕시코는 전체 수출의 8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 압박이 커지자 EU를 새로운 수출시장과 투자 파트너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협정 개정으로 이어졌다.
다만 단기간에 미국 중심의 생산·교역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KIEP는 “MGA는 미국 중심의 통상구조를 대체하는 협정이라기보다 EU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멕시코의 정책 운신 폭을 넓히고 대외 취약성을 완화하는 보완적 통상수단”이라고 평가했다.
EU는 멕시코를 북미 제조업 공급망과 중남미 시장을 연결하는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형석·구리·아연·납 등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무역과 정부조달시장에서도 유럽 기업의 진출 기반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협정으로 산업재 관세가 대부분 철폐돼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EU 기업이 완화된 원산지 규정과 투자 자유화를 활용해 멕시코 내 생산거점을 확대할 경우 우리 진출기업의 투자·생산 여건에도 영향을 미치고 일부 산업에서는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