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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ESG 공시…제약사 '자회사 배출량'에 진땀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22 14:06
수정 2026.07.22 14:32

삼성바이오 첫 대상…2030년 전통 제약사로 확대

연결 기준이라 영세 자회사 데이터까지 집계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법정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국내 제약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적으로 내거나 ESG 지표 등급만 관리하면 됐다. 앞으로는 압박이 훨씬 심해진다.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에 연결 기준 ESG 데이터를 직접 산정해 실어야 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일 발표한 'ESG 공시 제도화 방안' 대응을 위해 세부 내역 검토에 들어갔다. 이 방안은 2028년 사업보고서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한국형 공시기준(KSSB)에 맞춰 ESG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은 2030년 2조원 이상까지 넓히는 방식이 검토 중이다.


당장 ESG 지표 공시 대응이 시급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자산 10조원 기준을 넘는 제약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뿐이어서다. 매년 기준이 낮아지는 만큼 대상은 넓어진다. 2030년 2조원까지 확대되면 GC녹십자와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주요 전통 제약사도 사업보고서에 ESG 지표를 실어야 한다.


이미 해외 지표로 보고서를 만들어온 대형 제약사에게 자체 공시 자체는 큰 부담이 아니다. 업계가 꼽는 가장 큰 난관은 자회사 데이터다. 공시가 연결 기준이라 지배기업뿐 아니라 자회사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 리스크까지 합산해야 한다. 제약 업계는 신약 개발 벤처와 원료의약품(API) 제조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영세한 자회사와 협력사가 얽혀 있다. 인프라가 열악한 자회사의 배출량을 일일이 추적하고 검증하는 데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든다.


준비 기간도 촉박하다. 대부분의 제약 업계가 사정권역에 포함되는 시점이 2030년이라 아직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과거 3년치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 걸 감안하면 그렇지도 않다. 사실상 내년부터 자회사 배출량을 집계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 대상 기업으로선 제도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대비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글로벌 거래 기준과 국내 공시 기준이 달라 데이터를 다시 손봐야 하는 부담도 있다.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빅파마 83곳이 참여하는 의약품 공급망 이니셔티브(PSCI)는 공장 단위 현장 실사와 제품별 탄소발자국을 본다. 반면 국내 사업보고서 공시는 전사 재무제표에 연계한 연결 통합 배출량을 요구한다. 같은 환경 데이터라도 목적에 맞게 매번 다시 산정해야 한다.


정부도 완충장치를 뒀다. 도입 초기 3년은 공시 데이터에 오류가 있어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집계가 어려운 간접배출(스코프3)은 2031년까지 공시를 미뤄줬다.


협회 차원의 지원도 없지는 않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ESG 세미나와 실무교육을 열고, 업종별 가이드라인 마련에 회원사 실무자를 참여시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표준협회 등과도 교육을 진행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애로사항까지 취합하거나 이를 전담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산업 특성을 반영한 실무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ESG 공시 제도는 연결 기준으로 고려해야 돼 종속회사와 관계사의 ESG 지표까지 관리하고 검증해야 하는 점을 신경 써야 한다"며 "영세한 자회사가 온실가스를 실제로 줄이고 있는지까지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게 까다로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 대상이 되는 기업은 당장 내년부터 준비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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