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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론조사 업체가 XX"…오세훈 '명태균 진술뿐' 주장 배척된 이유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7.23 13:12
수정 2026.07.23 13:12

92쪽 판결문 속 '오세훈 캠프 카톡'…"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법원 "캠프 비용 들여 주도적 의뢰 스스로 인지하고 있던 정황"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시장은 명씨 진술에만 의존한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했으나, 92쪽 분량의 판결문에는 오세훈 캠프 내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진술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증거가 상세히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본지가 분석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오세훈 캠프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관련자들 간의 메시지 등을 명씨 진술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증거로 판단해 그 신빙성을 인정했다. 오 시장은 벌금 1000만원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판결문에는 캠프 관계자들이 오 시장과 나경원 당시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운영과 공표 시점을 조정하고 특정 언론사 배제 등을 논의한 구체적 대화 내용이 담겼다. 특히 "A 언론사는 사실 우리가 의뢰해서 만들어 놓은 것",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 셈", "여론조사 업체가 XX임" 등의 메시지를 두고 재판부는 '단순히 수치만 전달받고 참고 차원에서 검토하는 데 그쳤다'는 피고인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캠프 차원에서 비용을 들여 주도적으로 의뢰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던 정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 측 의뢰로 공표용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캠프 관계자가 업체의 조사 방식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명씨의 진술과도 부합한다는 게 재판부 시각이다.


오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메시지를 보낸 캠프 관계자가 당시 떠돌던 이야기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오 시장 일정기획팀장이었던 발신자가 강 전 부시장과 직접 연락하는 위치였고, 대화 과정에서 "이건 비밀"이라고 언급한 점, 해당 대화가 강 전 부시장 휴대전화에 캡처돼 있던 점 등을 근거로 단순한 풍문이 아니라 내부 상황을 공유·보고한 내용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강 전 부시장이 A 언론사를 여론조사 의뢰자로 포함시키는 데 관여했고, 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오자 해당 언론사를 의뢰자에서 제외하고 공표를 최대한 늦추도록 한 정황도 함께 유죄의 근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여론조사 진행·공표 과정의 관여 정황, 명씨의 진술, 대납 자금 흐름 등을 종합해 기소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와 비용 대납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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