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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방향"…한화솔루션, 빚 감축 늦추고 성장 기반 지켰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7.22 06:00
수정 2026.07.22 07:10

유증 2.4조→1.17조로 절반 축소…시설투자 9077억원은 유지

연간 차입금 감축 목표 2조1059억→1조5679억…5380억원 하향

중장기 성장투자 우선…단기 재무개선은 자구안·기존 사업 실적에 달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규모 및 채무상환 계획 변화. AI이미지

한화솔루션이 차입금 감축 속도보다 중장기 성장 방향을 택했다. 유상증자 조달액을 최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탠덤과 탑콘 등 태양광 시설투자는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유증 자금 중 채무상환 배정액은 1조4899억원에서 2636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차입금 감축 목표도 5380억원 낮아졌다.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은 추가 자구안과 솔라허브를 비롯한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0일 유증 신주 5300만주의 최종 발행가액을 주당 2만21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최종 조달액은 1조1713억원이다. 지난 3월 처음 제시한 2조3976억원보다 1조2263억원 줄어 최초 계획의 48.9% 수준이 됐다.


이번 유증안은 금융감독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를 거치며 수차례 수정됐다. 한화솔루션은 3월26일 최초 신고서를 제출한 뒤 4월17일과 5월14일 정정신고서를 냈고 5월26일 유증 규모와 자금 사용계획을 다시 조정했다.


정정이 이어지는 동안 조달 규모는 계속 줄었지만 시설투자액은 9077억원으로 유지됐다. 최종 자금 사용계획은 탠덤 파일럿 963억원, 탠덤 양산 투자 3994억원, 탑콘 확대 4120억원이다.


반면 최초 1조4899억원이었던 유증 자금 중 채무상환 배정액은 2636억원까지 낮아졌다. 최초 계획에서 줄어든 유증액 1조2263억원이 모두 채무상환 배정액에서 빠진 셈이다.


유증 규모를 줄이면서도 성장투자를 유지한 배경에는 중장기 이익창출 기반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탠덤과 탑콘 투자가 향후 태양광 제품의 효율과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개선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투자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집행된다. 탠덤 파일럿과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기존 진천공장의 퍼크(PERC) 셀 생산라인을 탑콘으로 전환하는 데 쓰인다.


탑콘 생산라인은 2028년 3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는 탑콘 전환으로 미국 모듈 공장의 생산량을 늘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확대하고 제품 출력과 판매단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탑콘 셀은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제품의 하부 셀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채무상환 금액이 줄어든 부분은 추가 자구안을 계속 개발해 메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기존 계획에 없던 벤처펀드 매각 등을 추가로 발굴해온 것처럼 자산 매각을 비롯한 자구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산 매각은 거래가 확정되기 전 공개하기 어려워 현재 계획에 반영하지 못한 항목이 있으며 성사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또 1분기 흑자 전환 이후 이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적을 통한 상환 규모는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투자 지켰지만 단기 부담은 확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최종안의 투자 유지와 재무개선 과제. AI이미지

성장 기반을 지킨 대가로 올해 차입금 감축 목표는 낮아졌다. 다만 이번에 줄어든 것은 회사가 올해 차입금을 얼마나 줄일지에 대한 계획치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2026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이자를 포함해 7조8518억원, 2026년 이후 만기분은 8조3932억원으로 유증 발행가 인하만으로 이 채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한화솔루션은 5월 올해 차입금 감축 목표를 2조1059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최종 계획에서는 1조5679억원으로 5380억원 낮췄다. 즉 회사가 올해 갚겠다고 정한 목표만 낮아졌을 뿐 기존 차입금이 함께 줄어든 것은 아니어서 재무구조 개선 속도는 느려지게 됐다.


올해 감축 목표 1조5679억원에는 진해·울주 부지 매각 약 3000억원, 유증 자금 중 채무상환분 2636억원, 지분 매각과 자본성 조달 등 추가 자구안 7078억원이 포함됐다. 이들 재원을 합한 1조2714억원을 제외한 약 2965억원은 기존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활용하는 구조다. 여기에는 올해 상반기 중 이미 상환한 금액도 포함돼 있다.


회사 자체 전망도 단기적으로는 차입 부담이 이어진다. 최종 유증액과 추가 자구안을 반영한 추정치에 따르면 연결 부채비율은 2026년 156.8%에서 2027년 162.6%로 높아진 뒤 2028년 147.1%, 2030년 113.8%로 낮아질 전망이다.


총차입금 역시 2026년 13조7869억원에서 2027년 14조7675억원으로 늘었다가 2028년 13조6532억원, 2030년 11조476억원으로 감소하는 경로가 제시됐다. 투자가 이어지는 2027년까지 차입 부담이 커진 뒤 수익성과 영업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단기 재무개선의 핵심은 이번에 지킨 신규 투자보다 기존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현금을 만들어내느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솔라허브의 생산 정상화와 재고 소진, 셀·웨이퍼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 등을 올해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의 주요 전제로 반영했다.


회사는 카터스빌 정상 가동에 따라 연결 재고자산이 7980억원 줄어들 것으로 가정했다. 잉곳·웨이퍼·셀 생산 본격화로 AMPC가 증가하고 생산 안정화와 물량 확대로 단위당 가공비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 매각이 늦어지거나 솔라허브 가동과 태양광 사업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낮춰 잡은 차입금 감축 목표도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한화솔루션 역시 자산 매각 지연과 유증 납입 규모 축소 등의 사유로 차입금 상환액이 1조5679억원에 미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미국 에너지부(DOE) 보증 대출도 남은 변수다. 한화솔루션은 추정 재무제표에서 재무약정 미준수 가능성을 반영해 약 2조2000억원 규모의 DOE 대출을 비유동부채에서 유동부채로 전액 재분류했다. 대출 만기는 2031년 1월로 회계상 유동부채 재분류가 곧바로 전액 상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 측은 DOE 대출 관련 판단 일정이 연말경으로 변경돼 당장의 현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는 솔라허브 정상 가동과 사업재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6월 정기평가에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A-'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남아 있다. 향후 평가에서는 추가 자구안과 수익성 개선이 실제 차입금 감축으로 이어지는지가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금까지의 자구계획을 통한 중단기 재무부담 완화 효과로는 신용도 하향압력이 온전히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투자부담에 따라 차입금이 재차 증가할 수 있어 큰 폭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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