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오롱티슈진 'TG-C' 운명, 10월 두 번째 3상서 갈린다
입력 2026.07.21 12:04
수정 2026.07.21 12:05
약효 확인에도 미국 임상 3상 위약 반응에 유의성 미달
연내 원인 규명 목표…두 번째 3상이 상용화 최종 관문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데일리안 한보라 기자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신약 TG-C 상용화 여부를 결정지을 운명의 시간이 연말까지 미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1차 임상 3상이 위약 반응에 발목을 잡혀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면서다. 코오롱티슈진은 원인을 규명해 상용화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필요한 추가 자금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뒤 조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 대표이사는 21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TG-C 기자간담회에서 "(1차 임상 3상 톱라인은) 실패가 아니라 절반의 성공"이라며 "철저한 원인 분석에 따라 상용화 방향성을 분명히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간이 좀 늦춰질 수 있겠지만 회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TG-C 1차 임상 3상에 따르면 공동 1차 평가변수인 통증평가지표(VAS)와 골관절염지수(WOMAC)가 12개월 시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수치를 보면 약효 자체는 나왔다. TG-C 투여군의 VAS는 치료 전보다 38.7점 내렸다. WOMAC은 27.61점 내렸다. 과거 미국 임상 2상, 한국 임상 3상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위약군이었다. 가짜 약을 맞은 위약군도 VAS 39.2점, WOMAC 26.54점 내렸다. 두 군의 차이가 사라졌다. 약효가 없어서가 아니라 위약이 너무 잘 들어서 유의성을 놓친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 반응을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관절강에 주사를 놓는 임상의 경우 위약에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어느 정도는 나온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강한 효과가 2년간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문종 공동대표는 "위약 개선 효과는 통상 6개월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전형적"이라며 "이번에는 그 효과가 24개월까지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회사는 변수를 하나씩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골관절염 통증 임상은 진통제 병용을 윤리적 이유로 금지하지 않는다. 진통제 사용이 위약 반응을 부풀렸을 가능성도 들여다볼 대상이다. 전 대표는 "VAS 40점 감소는 통증이 70~80이던 환자가 30~40으로 떨어졌다는 뜻"이라며 "아무 약도 없이 이 정도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인 규명은 올해 초 합류한 앤디 웨이먼 코오롱티슈진 최고의학책임자(CMO)가 이끈다. 그는 정형외과 글로벌 기업 스미스앤네퓨에서 14년간 근무한 정형외과 전문의다. 웨이먼 CMO는 "(원인 규명은) 임상에 쓰인 물질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훑는 포괄적 조사"라며 "시작하는 입장에서 언제 끝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며칠 뒤 착수해 연내 기본 조사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원인 규명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FDA은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한 2건의 임상 데이터를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문턱을 낮추는 추세다. FDA는 지난달 22일 확증 근거를 갖추면 단일 임상만으로도 효과를 인정할 수 있다는 개정 초안 가이드라인을 냈다.
전 대표는 "두 건 중 한 건만 유의성을 보이고도 신약허가신청(NDA)에 들어간 회사가 있다"며 "10월 두 번째 임상이 잘 나오면 당연히 FDA와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원인을 밝혀 추가 임상에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장의 승부처는 오는 10월 발표될 두 번째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다. 1~2차 임상 3상은 프로토콜은 같지만 임상 센터와 담당 의사, 환자가 모두 다르다. 첫 임상은 27개 기관, 두 번째는 35개 기관에서 진행됐다. 같은 위약 반응이 재현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금 조달은 두 번째 임상 결과를 본 뒤 결정한다. 현 시점에서 규모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정인 코오롱티슈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월 두 번째 임상 결과가 나온 뒤 FDA와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기간에 따라 필요 금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최대주주와 협의해 시장에 충격을 덜 주는 방향으로 조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 대표는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절차 등에 대해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며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