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삼전닉스 ETF' 공세 확대…내일 국조·특검 논의 가능성
입력 2026.07.21 05:30
수정 2026.07.21 05:30
"정부가 국민 상대로 리딩방 운영" 총공세
야권서 비판 확산…이준석·유승민도 가세
김용범 레버리지 ETF 도입 주도 의혹 제기
국민의힘, 내일 의총서 향후 대응 방안 논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질 요구에 이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까지 거론하며 도입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규명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가운데, 오는 21일 의원총회에서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용범 본인이 밀어붙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국민 지갑이 털리고 있는데 사과 한 마디 없이 상장폐지는 없다고 강변한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김 실장이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주식 리딩방을 운영한 꼴"이라며 "정책실장이 나서서 이렇게 사고를 쳤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땜질식 처방 몇 개로 면피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투전판으로 만들어놓고 수많은 투자자들의 눈물을 빼고 있는 김 실장을 그냥 둘 것인가"라며 "사과 먼저 하고 사퇴해야 한다. 지금 당장 이런 정책의 주도권을 가지고 밀어붙인 사람들을 다 가려내서 경질하고 경제팀을 즉각 다시 꾸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까지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의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이제 대국민 사과나 경질로 모면할 단계를 지났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청와대의 ETF 레버리지 졸속 도입 및 허가 과정 전말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의 정책 참사로 발생한 국민 손실 피해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정부를 상대로 한 국가손해배상 소송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기획재정부의 기획 기능이 분리되면서 정책 컨트롤타워가 김 실장 중심으로 옮겨진 결과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며 "김용범 실장은 이제 거취 표명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과 주식 양대 시장에서 모두 실패를 경험한다면 경제 성적은 낙제점"이라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하지만 김 실장은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힘이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의원도 "ETF라고 부를 수도 없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누가 어떤 목표로 도입해서 이 지경을 만들어 놓았는지, 그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국회가 즉각 국정조사부터 실시해야 할 이유"라고 주장했다.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지난 5월 27일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 출시됐지만 이후 두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손실도 확대됐다. 두 회사 주가가 한 달 새 20% 안팎 하락하는 동안 단일종목 ETF에는 7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고, 대표 레버리지 상품은 최대 48% 넘게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무리하게 도입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6·3 지방선거를 앞둔 5월 27일 출시된 점을 들어 선거를 의식한 정책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야권은 김 실장이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근거로는 지난달 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말한 점을 들고 있다. 유 전 의원도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던 대상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었음이 공공연히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최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거쳐 다음 달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매 시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오는 11월부터는 최소 매수 단위를 20주로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 문턱을 높여 단기 투기 수요를 줄이려는 조치다.
김 실장은 정부의 보완책과 관련해 "시행되면 지적됐던 많은 문제가 상당 부분은 해소될 것"이라라면서도 "레버리지 ETF는 하락기에는 영향력이 두 배로 커지는 측면이 있다. 어떻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느냐에 대해선 추가로 당국과 자산운용사, 증권사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레버리지 ETF 논란과 관련한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할지 여부는 의총에서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내일 의총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