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는 맞춤형화장품…K-뷰티 ‘체험형 매장’ 커진다
입력 2026.07.21 07:00
수정 2026.07.21 07:00
식약처, 소분 인력 규제 완화…유통가 서비스 다변화 기대
오프라인 체험 강화…K-뷰티 차별화 경쟁 본격화 움직임
시코르 강남역점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고객의 피부톤과 결에 맞게 메이크업을 제안해주고 있는 모습.ⓒ신세계백화점
뷰티업계가 맞춤형화장품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시장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꼽혀온 ‘인력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관련 서비스와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시장 외연도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K-뷰티의 글로벌 성장세와 초개인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이번 제도 개선이 맞춤형화장품 시장의 성장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국내 소비자 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뷰티 서비스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샴푸와 린스, 바디클렌저, 액체비누 등 4개 화장품을 단순 소분해 판매할 경우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대신 일정한 교육을 받은 종업원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 제도는 2027년 4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단순 소분 업무에 한해 인력 기준을 완화해 리필 매장과 소상공인의 운영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화장품 소분 판매 자체는 맞춤형화장품 제도가 시행된 2020년부터 가능했지만, 그동안 판매업소에는 원칙적으로 국가자격을 갖춘 조제관리사를 둬야 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단순 소분 업무에만 적용되며, 소비자 맞춤형 화장품을 즉석에서 혼합·조제하는 업무는 제외됐다. 혼합·조제는 소비자의 피부 상태와 제품 특성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만큼 기존과 같이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가 수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로 맞춤형화장품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의무 배치에 따른 부담이 컸던 만큼, 제도 시행 이후에는 H&B스토어와 백화점은 물론 소규모 매장까지 관련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K-뷰티의 강점으로 꼽히는 ‘오프라인 요소’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이나 필요에 맞는 제품을 직접 선택하거나 원하는 용량으로 구매하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체험 중심의 소비 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산과 맞물려 리필 문화 정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부담을 덜고 리필 서비스를 보다 쉽게 운영할 수 있고, 소비자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자원 순환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력 운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유통업체와 소규모 사업자도 리필·소분 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과 용량을 직접 선택하는 체험이 확대되는 동시에,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모레용산 매장 전경ⓒ아모레퍼시픽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도입했다. 맞춤형화장품은 개인의 피부 진단 결과와 선호도 등을 반영해 제조시설이 아닌 판매장에서 화장품을 즉석에서 혼합하거나 소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품을 말한다. 2016년 시범사업을 거쳐 정식 시행됐다.
이 같은 맞춤형 서비스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획일화된 기성품에서 벗어나 소비자 개개인의 피부 특성과 선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가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마련하고 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린 데다, 인력 고용 등의 문제로 시장 확대가 제한됐지만, 최근 K-뷰티의 글로벌 성장세와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업계는 맞춤형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향후 맞춤형화장품이 인공지능(AI), 피부 진단 기술, 유전자 분석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하면서 서비스 활용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부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개인별 제품을 추천하거나 제조하는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소비자 경험이 향상되고, 맞춤형화장품 시장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라네즈 서울'ⓒ아모레퍼시픽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성수와 아모레용산, 라네즈 서울 매장 등에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모레용산에서는 고객의 피부 특성과 취향을 반영해 베이스 메이크업과 립, 헤어케어 제품을 즉석 제작하는 ‘아모레 비스포크’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라네즈 서울 매장에서는 향과 컬러를 직접 선택해 립 슬리핑 마스크와 쿠션을 제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1대1 컬러 분석과 특허 출원한 제조 로봇을 활용해 150가지 컬러 테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쿠션 제품을 즉석 제작하는 콘텐츠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고객 맞춤형 체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시코르는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고객의 피부톤과 얼굴형, 메이크업 취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적합한 메이크업 방법과 제품을 제안하는 ‘1대1 메이크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하루 평균 20~25개 팀이 이용하며, 이 가운데 약 70%가 외국인 고객이다. 특히 K-아이돌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련 컨설팅이 실제 제품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 등 H&B스토어와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관련 서비스가 적극 도입·확대될 경우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형 K-뷰티 서비스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는 K-뷰티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개인 맞춤형 상담과 제품 제조를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가 확산되면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시장 저변 확대와 함께 관련 서비스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고객맞춤형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