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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성공 방정식에 갇혔나…취임 1년 만에 흔들리는 정동영의 대북 노선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19 06:00
수정 2026.07.19 06:00

확성기·전단 중단에도 北 무응답 일관

구성 핵시설 발언으로 한미 정보공유 논란

북중 밀착 가속…대화 재개 여건 더 악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오는 25일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개성공단 사업을 이끈 경험을 자산 삼아 복귀했지만, 지난 1년은 '바늘구멍조차 뚫지 못한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25일 취임 직후부터 선제적 평화 조치에 나섰다.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전단지 살포도 금지했다. 올해 1월에는 통일부 시무식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를 존중하겠다"며 북한 호칭까지 수용하는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에는 "1년간 선제적 평화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혹하리만치 무겁고 차가운 침묵뿐"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조국통일연구원을 '대적연구원'으로 명칭까지 변경하며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기조를 굳혔다. 정 장관이 공들인 '평화적 두 국가론'과 대북 유화책은 한반도 평화에 어떤 진전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3월부터는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면서, 미국 측 대북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여 성향의 전직 관료와 전문가 그룹에서도 대북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지금은 대북 접근을 시도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대북 메시지에 상하 불일치가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의 압박도 거세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 장관 경질을 공개 요구해왔다. 대북관을 근거로 국정기조 전환을 위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대외 환경은 악화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11일 몽골 방문에서 대북 우회 채널을 모색한 직후, 북한은 박태성 총리를 중국에 파견하고 왕후닝 중국 정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북중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난달 방북에 이은 고위급 교류가 잇따르면서, 대화 재개 여건은 더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20여년 전 통일부 장관 시절의 성공 문법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안일했다며 달라진 남북관계 환경에 대한 냉철한 파악과 실용주의적·장기적 대북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장관의 의지와 무관하게 북한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년이 지났는데도 정책 방향이 초기와 달라진 게 없다면, 환경 탓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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