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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 거부한 송영길…친명 표심 경쟁 새 변수 되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7.16 06:00
수정 2026.07.16 06:14

"들러리 아니다" 완주 의지 잇단 강조

선호투표제 추진에 완주 명분 커져

김민석과 '친명 적자' 경쟁 불가피

"출혈 경쟁보단 '차별화' 내세울 듯"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는 8월 17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로 나선 송영길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지원하는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머물다 중도 사퇴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 잇따라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 전당대회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친명계 내부 경쟁 구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는 송 의원을 비롯해 김민석 전 총리, 정청래 전 대표,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하며 5파전이 형성됐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명계인 송 의원이 김 전 총리와 함께 정 전 대표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두 후보가 모두 친명계를 자처하는 만큼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적절한 시점에 후보를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완주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출마한 사람이 당선되려고 나오지 떨어지려고 나오겠느냐"며 "본선에 들어가면 기탁금도 내는데 완주를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취재편의점'에서도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라 필승 메이커로 뛰겠다"고 했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는 "민주당 최다선 의원인 제가 저보다 선수 낮은 후보들의 들러리를 설 군번은 아니다"라며 페이스메이커설을 일축했다.


실제 송 의원 측은 후보 등록 직후부터 전당대회가 열리는 다음 달 17일까지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에 상주하며 선거운동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태다. 단순한 출마가 아니라 끝까지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호투표제를 꼽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를 1순위부터 차례로 기표한 뒤 1순위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탈락 후보의 표를 2순위, 3순위 후보에게 순차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기존 결선투표에서는 친명계 후보가 둘 이상 출마할 경우 표가 분산돼 단일화 압박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면 친명 성향 당원들이 1순위에는 김 전 총리, 2순위에는 송 의원을 선택하거나 반대로 투표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친명계 후보들이 모두 완주하더라도 표 분산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중도 사퇴 대신 완주를 선택할 명분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 구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초반에는 정 전 대표와 친명계 후보들의 대결 구도로 비쳤지만, 최근에는 친명계 내부에서도 누가 이재명 정부를 가장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적임자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당정 일체와 국정 안정,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당이 국정의 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송 의원은 지방선거를 "승리의 외피를 쓴 패배"라고 규정하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혁신과 2030 세대 전면 배치 등을 내세우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 성공을 강조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김 전 총리가 안정적인 당정 운영과 국정 지원에 방점을 찍는다면, 송 의원은 혁신과 총선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국 친명 당원들의 표심을 놓고 두 후보 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전당대회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대표 입장에서도 선호투표제 도입으로 친명 후보들이 단일화 없이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송 의원이 일정 시점에서 정리될 가능성을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선호투표제가 추진되면서 친명 후보들도 각자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송 의원은 선호투표제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굳이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호남에서 표를 가져온다면 본인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해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고 해서 김 전 총리와 친명 표심을 놓고 소모적인 비방전을 벌이기보다는 기존의 '정청래 견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친명 내부에서도 출혈 경쟁보다는 차별화를 통해 당심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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