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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가 대세?”…드라마 시장에 필요한 체질 개선 [드라마 시장 체질개선③]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7.17 06:49
수정 2026.07.17 06:49

숏폼 드라마 '돌파구' 삼는 창작자들

'롱런' 위해 필요한 고민

"'형식' 대신 본질이 중요" 지적도 이어져

K-드라마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과 제작비 폭등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드라마 판에서 2분 내외의 숏폼 드라마라는 극단적이지만 효과적인 구원투수가 등장한 것이다. “단순한 자극제에 불과하다”는 의심의 눈초리 속,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숏폼 드라마 포스터ⓒ

숏폼 드라마는 “이미 시작된 대세”라고 보는 관계자들도 다수였다. 이중 프리랜서 PD들이 뭉쳐 한국드라마PD협회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이은규 PD는 웹진 '방송작가'를 통해 “숏폼을 작게 보지 말아 달라. 웹툰도 처음에는 ‘만화가 왜 인터넷으로 가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웹툰은 스크롤이라는 형식에 맞춰 컷과 호흡을 바꿨고, 결국 세계적인 IP의 보고가 됐다. 한국형 숏폼 드라마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작가들이 쓰면 숏폼도 드라마가 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감독 이병헌, 이준익을 비롯해 배우 이상엽, 고주원 등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이미 숏폼 드라마에 진출했다. 배급사 쇼박스는 숏폼 플랫폼 릴숏과 콘텐츠 공동 제작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숏폼 드라마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MBC는 ‘착한 아내를 끝났다’를 통해 첫 숏폼을 선보인다.


AI(인공지능)를 통해 숏폼 드라마의 강점인 ‘가성비’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AI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제작사 이오콘텐츠그룹이 대표적이다. 이 제작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AI 딥러닝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실제 배우의 얼굴 근육과 표정 데이터를 학습한 AI 휴먼의 연기를 담아낸 ‘곧 밤이 됩니다’, ‘곧, 출근합니다’를 제작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스토리+AI(인공지능)+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콘텐츠 제작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며 콘텐츠 기획부터 시장 검증, 제작, 글로벌 확장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제작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며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을 선도 중인 중국에서는 이미 AI를 적극 활용해 이미 짧았던 제작 기간과 낮은 제작비를 극단적으로 낮추고 있다.대표적인 예로 예로 중국의 AI 사극 '곽거병'은 제작 시간이 단 48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작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3000위안(약 66만원)도 채 들지 않았다고 추정된다.


즉 숏폼 드라마는 새 활로를 개척하는 의미에, AI를 제작 현장에 적용해 보는 시험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있다. 숏폼 드라마가 나름의 장점을 바탕으로 특정 시청층을 겨냥할 수는 있지만, 특유의 자극성이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이어진다.


이은규 PD는 ‘숏폼 드라마’의 정의에 대해 “단순히 자극적인 1~2분짜리 영상이 아니”라며 한국형 숏폼 드라마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이준익 감독의 숏드라마는 가족 서사로 여운을 남긴 새로운 사례도 있다. 형식만 바뀌었을 뿐 ‘이야기’라는 본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설득하고 다음 회차의 선택을 이끌어야 하는 숏폼 드라마의 특성상 ‘자극적인’ 전개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숏폼 드라마를 둘러싼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현재, 이 시도의 결과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엇갈린 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는 롱폼과 숏폼 여부를 떠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진희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논문 ‘제작비 폭등에 따른 국내 드라마 시장의 변화와 개선 방안’에서 한시적 ‘편성 쿼터제’ 도입을 제안했다.


방송사가 일정 비율을 저예산 작품에 할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그는 “방송사 입장에서 콘텐츠 유통 창구로서의 매력을 높이고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중소 제작사에 제작 기회를 주고 신진 작가·감독·배우 수요를 새로 만드는 계기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방식이 “넷플릭스가 초기에 실험적이고 다양한 장르물로 레거시 미디어와 차별화했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글로벌 진출도, 숏폼과 AI 도전도 한국 드라마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장치들이다. 저예산 다양성 작품이 편성 기회를 얻고, 그 작품이 AI 등을 통해 제작 효율을 높이고, 통합된 국내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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