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가짜뉴스법'…"한국 언론자유 위축 우려"
입력 2026.07.10 23:52
수정 2026.07.11 00:01
최대 5배 징벌배상…"비판 보도 위축될 수도“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한국에서 이른바 '가짜뉴스 방지법'이 시행되자 해외 주요 언론과 국제 언론단체들이 언론자유 위축 가능성을 잇달아 제기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온라인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국내외 언론계에서는 모호한 기준이 비판 보도와 공론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한국이 허위·조작 정보 유포에 대해 언론사와 대형 소셜미디어(SNS) 채널 운영자에게 실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는 법률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반복적으로 허위정보를 유포한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도 부과될 수 있으며,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도 신고 접수 시 게시물 삭제나 계정 정지 등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AP는 법안이 2024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온라인 허위정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법률이 '허위·조작 정보'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아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게시물을 삭제하는 '과잉 검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법안이 허위정보 확산을 억제하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언론인과 시민단체들은 모호한 규정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 대기업을 향한 비판 보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유로뉴스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하는 '과잉 검열'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도 이번 법이 표현의 자유와 허위정보 대응 사이의 새로운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언론자유 단체들 역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최근 언론인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기준을 재확인하며 정부가 허위정보 대응을 이유로 언론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표현의 자유 단체 ARTICLE 19는 한국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언론의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고 자기검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허위정보 대응은 독립적인 언론을 약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