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도 친구도 집도 작아졌다...日 뒤덮은 ‘다운사이징’
입력 2026.07.06 11:29
수정 2026.07.06 11:30
일본 사회에서 체격과 인간관계, 소비, 주거 공간까지 전반적으로 '다운사이징'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소한 일본'을 주제로 한 기획을 통해 "일본 사회가 '더 적게, 더 좁게, 더 가깝게'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립아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1990년대 초 버블경제 붕괴 이후 이어진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와 인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체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30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0cm 초반에서 수 년째 정체된 상태다.
메이지 시대 이후 경제 성장과 영양 상태 개선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했던 평균 키는 1970~1980년대 출생 세대를 기점으로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의 18세 남성 평균 신장은 한국보다 낮고, 하루 평균 열량 섭취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본은 세계적으로 마른 체형 비율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식생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체격 변화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간관계도 단순화되는 추세다.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답한 비율이 30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가장 편안한 인간관계로 이성보다 동성을 꼽은 비율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직장 상사보다 어머니를 가장 믿을 수 있는 상담 상대로 선택하는 젊은 층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나 사회 문제보다 일상과 가까운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안정 지향적 성향도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와 주거 문화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상품을 직접 비교하기보다 인공지능(AI)의 추천을 참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선택의 폭을 넓히기보다 고민 자체를 줄이려는 소비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도심에서는 초소형 아파트와 협소주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외식업계 역시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소형 점포를 늘리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체격과 소비, 인간관계, 주거 전반에서 나타나는 다운사이징이 저성장 시대 일본 사회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