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시선으로 포착한 '하나 코리아' 속 서울의 모습 [D:볼 만해?]
입력 2026.07.02 10:45
수정 2026.07.02 10:46
자유의 대가와 낯선 삶 속의 고립, 세 여성이 건네는 위로와 연대의 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하나 코리아'는 탈북 과정의 스펙타클만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낯선 환경에 도착한 혜선(김민하 분)이 내면의 균열을 극복하고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쫓는 웰메이드 아트버스터다.
'하나 코리아' 스틸컷. ⓒ시소픽쳐스
한국과 덴마크의 합작으로 탄생한 '하나 코리아'가 기존 탈북민 소재 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탈북민이 서울에 도착한 이후의 삶에 카메라를 비춘다는 점이다. 정착 후 찾아오는 정신적 고립감을 다루며 북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남한 사회와 온전히 공유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 등 인물의 깊은 내면을 파고든다.
이러한 정서는 덴마크 감독 프레드릭 쇨베르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늘 마주하던 서울의 풍경을 완전히 낯설고 특별하게 재탄생시킨다. 익숙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공허한 친절과 보이지 않는 벽, 비 오는 날 산책로가 뿜어내는 어둡고 감성적인 색채 등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방인에게 주는 압박감과 개인적인 소외감을 시각화한다.
배우들의 절제된 열연은 극의 정서적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했다는 김민하는 양강도 사투리를 완벽히 체화한 것은 물론, 말이 없는 침묵의 순간과 망설임 속에서도 캐릭터의 내면적 변화를 세밀한 분기점으로 나누어 표현해 내며 극을 이끈다.
'하나 코리아' 스틸컷. ⓒ시소픽쳐스
세대도, 처한 상황도 다른 세 여성 배우들의 호흡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숙희 역의 김주령은 상대 캐릭터를 바라보는 깊은 시선과 호흡만으로도 묵직한 감동을 준다. 여기에 극의 쉬어가는 템포를 담당하며 즉각적인 감정을 표현한 보미 역의 안서현까지, 세 명의 여성 캐릭터가 말 없이도 서로를 품어내고 연대하는 과정은 보는 이들에게 큰 위로를 안긴다.
뮤지션 출신이기도 한 감독의 음악 연출은 영화의 예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감정을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멜랑꼴리하고 모호한 음악을 활용해 인물이 느끼는 슬프고 복잡한 심경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만든다. 여정의 흐름에 따라 신시사이저에서 시작해 점차 기타나 플루트 같은 어쿠스틱 악기로 확장되는 사운드는 인물의 심리 변화와 대칭을 이룬다.
굳이 탈북민의 서사가 아니더라도, 고향을 떠나 낯선 서울에서 홀로 외로운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유학생, 직장인 등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로 치환해 감상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지닌 작품이다. 8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