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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 달린 ‘물음표’…“韓 경제는 호황인가”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7.02 06:30
수정 2026.07.02 06:30

6월 수출 1022억 달러…세계 4번째 달성

반도체 수출 199.5% 급증…400억 달러 돌파

월간 무역수지 사상 첫 300억 달러 돌파

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다만 반도체 한 품목이 전체의 44%를 끌어올리고 17년 만의 고환율이 뒤를 받친 성적표인 만큼, 이를 곧바로 경제 전반의 호황으로 읽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처음 300억 달러를 넘어섰고,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무역흑자는 1383억 달러로 역대 연간 최대 기록(2017년 952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도 19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1734억 달러)을 반년 만에 뛰어넘었다.


1000억 달러에 드리운 고환율 그림자


역대급 수출 실적에 고환율 효과가 얼마나 작용했느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59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 제고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며 “달러로 표시한 우리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달러 기준 수출액 자체가 고환율로 부풀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은 달러로 계산하는 만큼 환율이 올라도 달러 수출액이 부풀려지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원화 약세로 우리 제품 가격이 낮아져 수요가 늘어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출 신기록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고 입을 모은다.


6월 반도체 수출은 199.5% 급증한 448억2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AI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HBM·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메모리 고정가격은 1년 사이 DDR5 16Gb가 682%, 낸드 128Gb가 807% 올랐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43.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과 연계된 컴퓨터 수출도 308.8% 증가한 54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강 교수는 “HBM 중심의 반도체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가격도 크게 올랐다”며 “최근 수출 호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이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편중·내수 위축…“호황 판단 이르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경제 전반의 호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염 교수는 “여러 산업이 골고루 발전해야 호황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특정 부분만 커지는 기형적 구조”라며 “일부 산업만 성장하면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이번 실적은 예측하지 못한 기회 요인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전반적인 호황이라 부르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조 교수는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 호조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반도체 호황을 경제 전반의 성과로 과대해석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온기가 민생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강 교수는 “반도체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산업은 아닌 만큼 낙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며 “정부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하반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출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반기에도 미 관세조치와 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품목·시장 다변화와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을 이뤄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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