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급 변동성지수…개미 울린 증시 불안
입력 2026.07.01 16:31
수정 2026.07.01 16:37
장중 97.99…2009년 집계 후 최고
반도체 쏠림·중동 이슈 변동성 확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달 30일 기준 93.80으로 연초(1월 2일 30.60)보다 206.5% 상승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올해 첫 코스피 9000 시대가 열렸지만, 투자자들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상반기 동안 3배 넘게 뛰며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VKOSPI는 93.80으로 연초(1월 2일 30.60)보다 206.5% 상승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시장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증시 불안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VKOSPI는 굵직한 대내외 변수에 따라 가파른 등락을 반복했다.
연초 3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2월 들어 40선 후반까지 상승했고, 3월 초에는 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3월 4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7.61% 급등한 80.37을 기록했고, 다음 날 장중에는 83.58까지 치솟았다.
이후 4월 중순 48선까지 내려오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5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변동성 확대는 6월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VKOSPI는 6월 1일 74.22에서 같은 달 9일 91.23까지 뛰었고,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97.99를 기록했다.
이는 거래소가 VKOSPI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공식 집계 이전 수치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9일 기록한 장중 103.05에 근접한 수준이다.
코스피가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연출했음에도 변동성지수가 급등한 것은 상승 과정에서 시장 불안도 함께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 반도체주 쏠림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외 주요 증시도 대형 위기 때 변동성지수가 급등했다.
미국의 변동성지수(VIX)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장중 89.53까지 상승했고, 유럽의 VSTOXX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85.6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 변동성지수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23.44에서 69.88로 급등했다.
다만 해외 사례가 금융위기나 팬데믹, 대형 자연재해 등 실물경제 충격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지수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만큼 특정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 확대, 단기 투기성 자금 유입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 상승 자체보다 상승 과정에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특정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맞물릴 경우 작은 충격에도 개인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