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금융권…하반기 수익성 방어 ‘비상’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7.02 07:08
수정 2026.07.02 07:08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11조 ‘훌쩍’

1500원대 고환율, 조달비용·자본관리 부담

한은 금리 인상 가능성, 부실대출 확대 우려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호황에 힘입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1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 상반기 안정적인 이자이익과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권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1500원선을 넘나드는 고환율 흐름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비롯해 고강도 규제 압박까지 하반기 수익성을 위협하는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 전망치는 11조51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0조458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7%가량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3조6800억원으로 가장 컸고, 신한지주가 3조2831억원, 하나금융 2조4795억원, 우리금융 1조6092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순이익이 1년 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지주사들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데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견조한 이자이익과 증권 계열사의 비이자이익 성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고환율이 발목을 잡는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일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554.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장중 155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550원대에 마감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0원)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이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은행권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떨어뜨리게 된다.


은행이 보유한 외화대출 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가치가 인위적으로 부풀려지면서다.


실제 올 1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RWA는 총 886조4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3개월 만에 2.9%(24조3340억원) 불어났다.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꺾이지 않는 물가와 환율 방어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은행의 조달비용은 계속해서 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포용·상생금융 압박이 거센 탓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단 점이다.


그동안은 은행권에서 각종 법정 출연금의 부과 기준이 되는 대출을 취급할 때 대출금리 산출 시 가산금리에 해당 출연금을 반영해 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개정된 은행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은행이 자체 부담해야 하는 행정비용을 가산금리에 얹는 기존 관행도 전면 금지됐다.


각종 규제로 대출 총량이 막힐 때마다 가산금리를 미세하게 조정해 마진을 보전해 왔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축소는 피할 수 없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상반기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기업대출을 늘려온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삼중고에 직면한 한계 기업들이 하반기 대거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서다.


금융권 안팎으론 상반기 은행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 활용하게 될 수 있단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은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이겠지만, 고환율, 금리 변동성, 당국의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하반기 부담이 클 것”이라며 “성장 여력은 축소된 가운데 비용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상반기 쌓아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건전성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