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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불통’ 고개 뻣뻣이 든 홍명보…욕설·고성 얼룩진 입국장마저 외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30 07:38
수정 2026.06.30 07:39

홍명보 전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장이었던 홍명보 전 감독을 향한 축구팬들의 실망은 귀국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든 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기다림은 고요하지 않았다.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고 나가" 등 고성과 욕설이 뒤섞인 함성이 공항 로비를 울렸다. 월드컵 내내 쌓인 분노가 입국장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팬들의 감정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었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받은 상처, 소통보다 불통을 택한 사령탑에 대한 누적된 불신이 그 함성 속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홍명보 전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 앞만 보는 눈, 단 한 번도 좌우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함성이 쏟아지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서도, 그는 그 어느 것에도 반응하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걸음걸이 또한 위축되거나 고개를 숙인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개를 곧추세운 채 어딘가 당당함마저 풍기는 자세였다. 수백 명의 팬이 이름을 부르며 분노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태도인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의문을 갖게 했다.


홍명보 전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 전 감독은 귀국 직전 사퇴 기자회견에서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의 무게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단순히 자리를 내려놓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결과에 이르기까지 어떤 판단이 있었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경위를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것 역시 책임의 일부다. 그러나 그는 말이 필요한 순간에 '설명보다 책임'이라는 표현을 방패 삼아 소통을 차단했다.


실제 홍명보 전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지 않았다. 마치 사퇴라는 행위 자체로 모든 청산이 이루어졌으니, 더 이상의 비판도 질문도 불필요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입국장에서의 모습은 그 연장선이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불통의 방식은 동일했다.


입국장은 홍명보 전 감독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심지어 홍 전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한국 축구에 깊은 상처를 남긴 당사자가 마치 제3자인 양 '응원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당혹감을 안겼다. 신뢰가 무너졌고 그 중심에 서 있던 사람이 '바깥에서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무감각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 축구를 망쳐놓고 대표팀의 앞날을 응원하겠다는 건 어떤 논리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팬들이 분노하는 건 성적보다도 그 과정에서 반복된 불통과 설명의 부재 때문이다. '책임진다'고 말하면서 정작 가장 핵심적인 책임, 즉 납득 가능한 설명을 끝내 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개를 세운 채 불통으로 일관한 홍명보 전 감독은 사퇴하는 순간까지도 질문을 외면했고, 귀국하는 길마저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던 그가, 감독으로서는 가장 불통 가득하고 오만한 모습으로 씁쓸한 퇴장을 맞이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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