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도둑놈 심보" 맹비난한 의협…관리급여 철회 촉구
입력 2026.06.28 17:28
수정 2026.06.28 17:34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서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 개최
“의료 자율성·국민 치료권 침해…강행 시 법률대응·행정소송도 불사”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반대 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단체가 정부의 건강보험 수가 구조 개편과 관리급여 도입에 반발해 궐기대회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관리급여가 비급여 진료에 대한 과도한 통제로 이어져 의료 자율성과 국민의 치료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국민의 치료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에서 “도수치료가 필요한 국민의 치료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지키고, 대한민국 의료가 행정 통제 속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려 한다. 수가의 5%만 감당하면서 100%의 가격을 통제하고자 한다”며 “도수치료에서 시작되지만 앞으로 체외충격파 등 다른 비급여 진료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특정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자율성과 국민의 치료 선택권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부담률 95%가 과연 국민을 위한 급여인지, 실손보험 회사를 위한 제도인지 묻고 싶다”며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현장의 의사인 만큼, 의사의 전문성이 보장돼야 국민의 치료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관리급여는 비급여 항목 중 과잉 우려가 큰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제도로, 환자가 비용의 95%를 부담하고 건강보험이 나머지 5%를 부담하지만 정부가 가격과 진료 기준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도수치료 수가는 4만3850원으로 정해졌으며 해당 제도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대한의사협회가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등과 함께 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반대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에는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대신, 검체검사와 CT·MRI 등의 수가를 조정해 연간 2조6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수준은 현행 190%에서 150%로, CT·MRI는 200%에서 150%로 각각 조정된다.
김 회장은 “과잉진료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며 “수가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마른 수건을 짜듯 마련한 2조600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이자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차의료 말살 정책을 멈추고, 1차의료가 죽어야 의료시스템이 바로 선다는 망언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해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관리급여 저지 동참 회원 등이 참석했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은 연대사에서 “정부는 이름도 해괴망측한 ‘관리급여’라는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며 우리 일선 동네 병의원의 숨통을 죄고, 국민의 정당한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려 하고 있다”며 “정책 강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법률 대응과 행정소송, 제도 거부 투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태연 의협 범대위 관리급여 대응위원장도 “관리급여는 보험개혁이 아닌,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빚어지는 국민의료의 파괴”라며 “국민의 치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