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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허남준, ‘로코’로 만개한 매력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28 12:52
수정 2026.06.28 12:52

“독특한 차세계 말투, 평소 주변인들 매력 많이 습득하는 편”

“잘돼서 좋지만…본질은 연기하는 배우”

‘유어 아너’에서 무자비한 권력자의 아들로 잔혹한 면모를 보여줬던 허남준이 이번에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악질 재벌’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흔치 않은 로코 남주였다. 그러나 허남준은 서늘한 얼굴과 달달한 디테일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매력을 만개시켰다.


'멋진 신세계'에서 차세계 역 연기한 허남준ⓒ에이치솔리드

허남준은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해진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 분)와 자본주의의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재벌 차세계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주인공 차세계를 연기했다.


안하무인 재벌로 시작해 의외의 허당 면모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신서리에게 직진할 땐 설렘을 제대로 유발했다. ‘클리셰’를 따라가기보다는, B급 코드를 적극 활용하며 ‘멋진 신세계’만의 재미를 선사했다. 처음엔 여느 로코 속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에 고민했지만, ‘멋진 신세계’만의 결에 발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작가님이 ‘유어 아너’를 보고선 ‘차세계다’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최근에 들었다. 이후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서 강한 이미지가 아닌, 로맨스적인 모습도 있는지 보신 것 같다. 감독님은 내가 이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고 해주셨다. 강한 느낌이 필요했다고 하시더라. 글을 읽을 때부터 너무 재밌었다. 늘 하기 전에는 불안과 고민이 많지만, 작가님, 감독님과 생각하는 결을 맞춰나갔다.”


처음에는 ‘로코 남주의 말투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딱딱한 캐릭터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남준의 디테일이 가미되며 ‘웹소설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대본과 연출이 바탕이 됐지만, 허남준의 노력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허남준은 말투를 살피고, 연습한다는 평소 습관을 언급하며 차세계만의 독특한 매력의 비결을 짐작케 했다.


“말투, 표현은 대본을 받고 연습했다. 그런데 평소에 많이 습득을 해놔야 한다고 여긴다. 대본을 받고 급하게 만들다 보면 힘들어지더라. 시기별로 내가 쓰던 말투가 달랐던 것 같다. 재밌는 말투를 쓰는 사람을 보면 닮아가려고 따라 했었다. 단어 하나하나 내뱉을 때의 시간 등에 따라 매력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평소 봐놨던 주변인들의 매력적인 요소들이 차세계에 많이 쓰인 것 같다.”



'멋진 신세계'에서 차세계 역 연기한 허남준ⓒSBS

‘혐관’(혐오관계)으로 시작해 사랑을 키워나가는 정석적인 전개 속, 임지연과의 티키타카도 시청자들의 호평 이유였다. 신서리, 차세계가 티격태격하며 감정을 키워나가는 전개 자체는 로코 클리셰지만,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해 차별화된 재미가 있었다. 허남준은 임지연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상대 배우에게 그 공을 돌렸다.


“잘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더라. 만났던 모든 배우들이 다 열심히 하셨지만, 임지연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밝게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셨다. 리허설을 할 때 놀랐다. ‘시간도 없는데, 언제 저렇게 준비를 해오셨을까’ 싶었다. 마지막 즈음엔 잠잘 시간도 많지 않았는데, 대사 NG가 없었다. 어떤 씬에 힘을 주고, 또 어떤 씬에는 공을 덜 들일 수 있는데, 모든 씬에서 그가 뭘 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지가 보였다. 정확하게 준비가 돼 있었다. 나까지 덩달아 막 정신을 차리곤 했다. 늘 열심히 하지만,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최고 시청률 11.8%를 기록하며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허남준을 향한 호평도 이어졌다. ‘로코도 되는 줄 몰랐다’는 반응과 함께 ‘대세’ 배우로도 거론된다. 작품의 성적도, 연기에 대한 호평도 모두 감사하지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더 만족했다.


“‘아 얘 내 스타일 진짜 아닌데, 거슬리네’ 이런 반응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 내 연기로 취향이 아닌 걸 좋아하게 된 것이지 않나. 원래 좋아해 주던 분들도 감사하지만, 아니던 분들이 좋아해 주실 때 감사하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는 마음과도 닿아있었다. 좋은 결과에 대한 기쁨은 느끼되,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다’는 허남준이 또 어떤 좋은 작품으로 돌아올지 기대되는 이유였다.


“우선은 잘돼서 좋다. 저를 너무 억누르려고는 안 한다. 그런데 좋은 일이 있으면 슬픈 일도 올 수 있다는 걸 안다. 지금 잘 되는 걸 행복하게 맛있는 거 먹으면서 축하받고, 소소하게 기쁨을 느끼고자 한다. 너무 들뜨지만 말자는 생각이다. ‘멋진 신세계’가 내게 엄청난 의미를 주는 작품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물론, 행복했던 작품이고 내 커리어에도 도움이 됐지만 앞으로 해야 할 것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본질은 연기하는 배우이니까 앞으로도 연기를 잘 해내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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