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아파트값 통계가 ‘불안 심리’ 자극한다고?” 폐지론 도마 위
입력 2026.06.29 07:33
수정 2026.06.29 07:33
국토연, 주간 통계 적정성 연구용역 진행 중
잦은 집값 발표가 매수심리 자극…악순환 초래
전문가 “폐지보다 보완이 현실적…격주 집계·표본 확대 등”
ⓒ뉴시스
부동산 시장의 주간 통계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매주 발표되는 집값·전셋값 변동률이 시장 상황을 신속하게 보여주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과도한 불안 심리를 자극해 매수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토연구원은 부동산 주간 통계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이 있다. 해당 통계는 전국 및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변동률을 주간 단위로 집계해 공개하는 자료로, 시장 분위기를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간 통계 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통계 운영 방향이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간 통계를 폐지하거나 발표 주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주 업데이트되는 가격 변동률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집값 상승기나 하락기에 통계가 반복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크다.
실제로 최근 서울과 경기 동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잦은 통계 발표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있다.
가격 상승과 통계 발표가 맞물리면서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이는 다시 매수세를 키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주간 통계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통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주간 단위의 가격 변동이 부각되면서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시장 심리가 먼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늘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통계의 정확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는 일부 거래나 호가가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실제 시장 상황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주간 통계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주간 집값 통계는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하고, 전체 아파트가 아닌 표본 3만4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진다”며 “거래가 없을 때는 호가가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잦은 통계 발표보다는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 방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주간 통계는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포착하는 순기능이 있다”면서도 “거래량이 적은 시기에는 일부 데이터 만으로 착시를 일으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부작용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유지나 폐지라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표본 확대 등 통계의 정교함을 높이고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간보다는 격주 단위로 통계를 집계하는 방식이 시장 상황을 신속히 반영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표본 수를 더 늘려 통계 신뢰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